며칠 안 남았다고  

일년을 결산을 하자 한다 


내가 좋아 하던 것 

내가 사랑하는 것들 

기억해야 하는 것들 

열거 해 놓으니 

그런 것 아니라고 말한다 


얼마나 돌아 보았나 물어 온다 

얼마나 비움으로 살았나 한다 

함께 한 시간들을 내 놓으라 한다 

기뻐했던 시간들을 세어 보아라 한다 


그러고 보니 

돌아다 보지 못한 것과 

비우지 못해 채운 집념을 

같이 가주지 못하고 거절한 것이 

지인이 잘 되었는데 축하 해 주지 못하고 

은근히 질투냈던 것도 


많이도 모아졌네

우북히 자란 내안의 심술들 

두툼해진 욕심들 

가득 가득한 아집들 

검은 백에  넣고 꾹꾹 눌러 

문밖에 내놓고 청소 차가 가져 가라고 했다 


그래도 내안에서 꿈틀 거리는 것이 

남아 있어 꼭꼭 묶어 깁숙히 감추고 

어쩔수 없는 죄인이네 했다 

내 힘으로는 안 되요 도와 주세요 

엎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