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oard

 
제목
기억의저편
이름
안분향 [ E-mail ]
홈페이지
첨부화일


기억의 저편

택시를 타고 가던중 애망원을 주제로한 이야기가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흘러 나오고 있었다.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잊지 못하는 기억의 저편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떠드는소리, 해맑은 웃음소리가 귓가에서 메아리쳐 왔다. " 쌤예, 호호호, 아하하하" 때늦은 장마가 여러날 지속되고 있다. 비를 머금은듯 칙칙한 하늘은 이내 소낙비를 쏟아 내린다. 속시원하게 쏟아 내려주기를 바라는 내 마음과달리 이내 멈추고 말았다. 내아버지의 멋진 얼굴을 구릿빛으로 만들어 놓았던, 이글거리던 태양이 소낙비를 삼켜버린 질퍽한 땅에서 뿜어내는 열기와 습도로 인하여 매우 무덥고 불쾌한 날씨다. 무심히 창밖을 바라보며 멍때리고 있었다. " 쌤예 호랑이장가 가는 날인가 봅니더" 라는 말을 던지며 이아이들과 뛰어 다니는 지미의목소리에 뒤를 돌아 보았다. 무엇이 그리도 재미나고 좋은지 깔깔웃으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에 알수없는 위로를 받는다. 그저 아무런 욕심도없이 오늘 이순간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순수하고 해맑은 아이들이다. 이렇듯 예쁘고 사랑스런 아이들을 어떻게 케어해 나가야할지 막막하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편안하게 잠이든 지수의얼굴은 아기천사 그 자체였다. 나의 작은실수로 지수가 받은고통을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질듯 아프다. 지수는 무슨일이 있었는지 조차 잊어 버린체 곤히 자고 있지만, 난 결코 편안히 잠을 이룰수가 없다. 짧은순간에 일어난 무서운 사건이 내머리 속에서 결코 지울수없는 낙인처럼 떨쳐 버릴수가 없다. 교회에 다녀와서 수유시간이 급한나머지 핸드백을 캐비넷속에 던져넣을때 핸드백이 바닥에 떨어진 것을 알지 못했다. 지수가 만원짜리 지페한장을 꺼내서 화단에 묻는것을 목격을 했던 아이하나가 호랑이선생님 에게 냉큼 달려가서 알리게 되면서 문제의 발단이 된것이다. 호랑이가 야구 방망이를 들고와서 6섯살짜리 어린꼬마의 작은몸을 사정없이 두둘겨 팼다는것이다. 지수의 울음소리를 듣고 달려갔을땐 이미 지수가 바닥에 쓰러진 뒤였다. 호랑이는 으르렁 거리며 더때리려고 방망이를 치켜 들었을때 나는 지수앞에 막아섰다. " 나의잘못이니 때리려면 나를 때려요." 했더니 방망이를 던지고 방을 나갔다. 지수의 퍼렇게 멍든 지수의 등을 치료해주며 나는 지수를 끌어안고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가엾은것! 이 어린것을 때리다니 얼마나 아팠을꼬!" 이 예쁜아이가 어떤 사연으로 이곳에 왔는지 알수없지만, 분명한것은 사랑받을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다. 새삼스레 이 아이의 부모는 어떤 사람들 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수가 화단에 돈을 숨긴것은 분명 그돈으로 과자라도 사먹을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10분도 지나지 않아 잊어 버린체 기억조차 할수없는 그런아이였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도저히 견딜수 없는 분노가 끓어 올랐다.

지수를 재워놓고 호랑이에게로 갔다. " 선생님! 당신은 뭐하다가 이곳에 굴러온 사람이오? 당신가슴이 얼음장 같은데 이곳엔 왜 온거죠. 그렇게도 갈데가 없던가요? 막걸리집에서 대포나 팔면 딱맞겠군요. 불쌍한 애들 잡지말고 그리 가 보시지요. 누가 당신을 감독시켰다고 날마다 아이들을 장작패듯 하느냔 말입니다. 당장 떠나지 않으면 고소할테니 두고 보세요." 정말 나는 제 정신이 아니었던것 같다. 나는 더이상 그곳에서의 별명 봄바람이 아니었다. 성난사자 처럼 으르렁 거리며 금방이라도 삼켜 버릴것 같은, 한마리의 무서운 맹수가 되어 날뛰고 이었다. 언제나 조용하고 말이없던 내가 악을쓰며 대드는것을 보고 호랑이도 할말을 잊은체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방 선생님들이 달려와서 나를 말리며 끌고 나왔다.
며칠후 호랑이는 이사건을 계기로 조용히 떠났다. 하나님 사랑하는 우리아이들 더이상 슬프지않고 행복할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곳에서 오늘처럼 비참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켜주세요. 날마다 이런 저런일로 문제들이 끊이지 않는 원에서의 나의삶은 언제나 피곤함과 피곤에 찌들어 있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나는 이 아이들과 함께있어 행복하다.

점점 사랑이 식어가는 메마른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 모두가 행복하고 편안한 잠자리에 누워 곤히 잠든 순간에도 사회의 후미진 구석에서 마땅히 보호 받아야할 가족에게서 까지 버림받고 외로움에 떨며 정에 굼주리며 질병으로 고통하는 가운데 소망없이 살아가는 불행한 이들이 있음을 기억하며 하나님이 내게주신 모든것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받은 사랑을 나누는 삶이 될수 있기를 오늘도 노력하고 힘쓰며 기도한다.
2018-01-27 21:49:41 / 211.207.211.36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이전
  아버지 사랑합니다
다음
  눈 위에 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