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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창작23강] 비유의 효과도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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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창작23강] 비유의 효과도 알아두자

앞에서는 비유의 개념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제 비유는 어떤 힘을 지니는지, 즉 그 효과를 알아보고자 한다. 비유는 단순한 수사의 기능으로 그치는 것 같지가 않다. 비유는 보이지 않는 세계, 진리의 세계를 선명하게 조명해주는 힘이 있다.
유독 종교 경전들이 비유로 가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특히, 성서에서 예수는 거의 모든 말씀을 비유로 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수의 비유를 먼저 들어보자.

내가 하나님의 나라를 무엇으로 비유할꼬. 마치 여자가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으니라

이 비유는 "하나님 나라의 내적 성장"에 대해 말한 것이다. 누룩이 가루를 발효시키면 그것은 빵같은 먹는 음식으로 변모한다. 하나님의 복음이 사람의 마음 속에 들어가면, 그 사람은 새사람이 되는 것이다. 아무튼, 예수는 그의 복음, 즉 진리를 비유를 통하여 전달하고자 했다. 영적 진리는 비유가 아니면, 그 의미가 제대로 이해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 아니겠는가. 최근에 나는 >에서

시는 투명한 언어이다.
시는 일상적 언어의 의미가 지워진 자리에 사물의 속살을 환하게 드러내는 투명한 언어이다.

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은 시는 사물의 본질, 이데아, 진리를 드러내는 투명한 언어라는 것인데, 이런 관점에서 시를 이해하면, 비유야말로 투명한 언어가 아닐 수 없다. 예수가 구사한 비유어는 바로 투명한 언어가 아닌가. 그 비유어에 의하여 하나님의 진리가 선포된 것이다. 예수는 말을 보다 세련되게 구사하기 위하여, 즉 속된 말로 겉멋을 위해서 혹은 사람들을 현혹하기 위해서 비유를 구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진리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쌓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곱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의

낙화는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으로 비유된다. 가야할 때 언제인지를 알고 떠나는 사람을 낙화라는 이미지를 통하여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할 때가 언제인지 알고 떠나는 사람의 모습이 낙화라는 하나의 이미지를 통하여 얼마나 절실하게 전달되고 있는가. 떠나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고 떠나는 사람은 이러이러하다고 제아무리 장황하게 설명한다손치더라도 낙화라는 단일한 이미지의 제시보다 효과적일 수가 있을까. 따라서, 낙화는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의 이데아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비유는 사물의 본체를 진실하게 드러내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비유의 효과는, 엄청나다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비유는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으로 이동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비유는 언어의 여행이다. 우리들이 일상적 삶의 공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면, 즉 여행을 하면, 새로운 느낌,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지 않는가.
비유는 사물을 낯설게 한다.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호승,

만물의 영장인 화자가 먼지로 이동됨으로써 나라는 존재가 한없이 낮은 것으로 화한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는 존재는 기존의 나라는 존재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정말,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한 나에게 하루 종일 찬란한 햇살을 비쳐주시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어떻게 보면, 화자는 자신이 먼지라는 생각을 하기 전에는 불평불만에 사로잡혀 모든 것이 권태롭고 짜증스럽게만 여겨졌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존재를 먼지로 이동시킨 결과, 한없이 낮아지고, 겸손해지고, 또한 하늘의 은총에 감사하게 되는 것이다.
화자 자신을 다른 존재로 이동시킴으로써 자신에 대해 자신 스스로가 새로운 느낌, 새로운 생각을 보이는 것이 이다. 비유는 한 존재가 다른 존재로의 이동이 가능한 것이니, 얼마나 그 효과가 극대화되겠는가. 인간은 누구나 신데렐라의 꿈을 꾸지 않는가. 미천한 신분이 일순간 고귀한 신분이 되는 그 놀라운 신데렐라의 감격은 바로 비유에서도 가능한 것이다.
비유는 존재의 이동으로 새로운 존재의미, 정서적 충격, 새로운 이미지 등 다양한 효과를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2006-03-09 09: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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