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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강 시의 표현(Ⅱ): 상징(象徵)을 이용한 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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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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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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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창작 연습] - 제19강 시의 표현 (2)
제19강 시의 표현(Ⅱ): 상징(象徵)을 이용한 표현
이전 강좌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비유(譬喩)와 상징(象徵)이 따로 따로 나타나는 일은 드뭅니다.
다만 상징을 주로 사용하는 시인의 시에는 상징이 많이 나타나고, 비유를 주로 사용하는 시인의 시에는 비유가 많이 나타날 뿐이지요. 결국 시인의 개성에 따라 비유와 상징 어느 쪽이 강세를 나타내게 마련이지만 작품 전체를 두고 볼 때는 대부분 비유와 상징이 섞여서 함께 나타나게 됩니다.
그럼 이 시간에는 상징(象徵)이 주로 사용된 시를 찾아서 공부를 해 보기로 할까요?
그런데 상징(象徵)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시들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 하면 상징(象徵)은 그 시어나 시구가 암시하고 있는 내용이나 대상이 비유처럼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공부를 시작해 보기로 하지요.
아모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힌 나비는 도모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무우밭인가 해서 나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저러서
공주(公主)처럼 지처서 도라온다.
3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어서 서거푼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김기림의 '바다와 나비'>
이 시는 '바다와 나비'를 통하여 낭만적인 정열과 꿈으로 추구하는 '이상'과 냉혹한 '현실'과의 대결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는 비극적 슬픔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바다'는 '냉혹한 현실'을, '나비'는 '낭만적인 정열과 꿈으로 이상을 추구하는 지식인'을 상징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여기까지만 오면 시의 감상은 수월해 집니다.
흰 나비는 여린 날개를 가진 아주 연약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이 나비가 바다의 깊이도 자신의 능력도 모르면서 단지 낭만적인 정열과 꿈만으로 이상을 추구하며 바다를 건너려고 시도를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냉혹한 현실로 상징된 바다의 물결에 날개만 적신 채 궁궐에서 세상 물정 모르고 살던 공주가 바깥 세상에 나갔다가 돌아오듯 그렇게 지쳐서 돌아오지요.
여기서 지쳐 돌아오는 '나비의 모습'은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행동하다가 실의와 좌절에 빠지는 '경박한 지식인의 모습'을 상징한다고 하겠으며, 이를 시인은 세상 물정에 어두운 '공주'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3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어서 서거푼'이라는 시구의 '꽃이 피지 않은 3월달 바다'를 보면서 우리는 그 바다가 관념의 바다가 아니라 '냉혹한 현실'을 상징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는 시구의 상징을 이해하려면, 우선 '초생달'이 무엇을 상징하고 있는가를 알아야 하겠지요. 여기서 '초생달'은 '냉혹한 현실에서 좌절된 나비의 꿈, 또는 이상'일 수도 있으며, '나비와 현실을 동시에 굽어보고 있는 어떤 초월적인 존재'일 수도 있으며, 또는 '지식인의 반성적 의식'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나비 허리에 걸린 새파란 초생달'의 상징은 관점에 따라 다를 수가 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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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6-24 08:2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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