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목
|
[문학4강] 詩의 習作論과 詩냇물의 詩語와 詩魚論 |
|
|
이름
|
기독문학 |
|
|
홈페이지
|
|
|
|
첨부화일
|
|
|
|
|
詩의 習作論과 詩냇물의 詩語와 詩魚論
(시인통신학교 시창작 습작론 강의안: 김 성구)
짚신장수 이야기 한편/
어느 집신 장사 부자(父子)가 있었다.
아버지의 짚신은 잘 팔리는데
아들의 짚신은 영 팔리지가 않는다.
아들은 아무리 연구해봐도
아버지의 짚신과 아들의 짚신이
다를 바가 없는데 이상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짚신 삼는 비법을
가르쳐 주라고 몇 번이고 말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묵묵부답(默默不答)이다.
어느덧 아버지는 나이 들어 죽게 되었는데
아들은 아버지를 붙잡고 간청한다.
"아버지! 짚신 잘 삼는 비법을 말씀해 주세요!"
숨이 다 넘어가는 아버지는 마지막 숨을 몰아 쉬면서
"털! 털! 털!" 하더니 숨을 거두었다.
아들은 장례를 마치고
짚신을 삼아 장에 가서 팔았다.
그 아버지처럼 순식간에 짚신이 팔렸다.
"아! 바로 그것이었구나."
털! 그것이 문제였다.
짚신을 튼튼히 잘 만들었어도 마무리에서 매끄럽게 털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래서 짚신이 깨끗하고 매끄럽게 만들어 사람들이 맨발로 신어도 부드럽고 좋은 것이다.
아들은 감탄하면서 평생 짚신과 살다가 짚신 만들기 인간문화재가 되었단다.
詩에 대한 수정을 계속하는 것이나 습작시절을 오래 거치는 것은 짚신의 털을 제거하는 작업을 연습하는 것과 같다.
짚신장수 아버지가 목숨 걸고 간직한 비밀이 오묘한 그 어떤 것에 있지 않고 그저 털을 깨끗이 제거하는 데 있었던 것처럼 시를 좋게 쓰는 방법은 바로 시에서 털을 제거하는 것이다.
오래도록 손때 묻지 않도록 만지면서 골고루 힘이 들어간 詩語들을 살펴보면서 예쁘게 다듬는다.
때로는 털이 송송 나 있는 것 같은 짚신이 엽기적이면서 인기를 끌 때도 있다.
그것은 그 시의 주제나 이미지에서 그 외형과 그 시(詩)냇물에서 노니는 시어(詩魚, 詩냇물 속의 물고기)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시냇물의 깊이는 허리쯤 차는데 거기에 노니는 물고기(詩魚)들은 피라미나 소금쟁이 정도가 된다면 거기에도 가물치나 잉어나 붕어나 굵직한 고기가 몇 마리는 있도록 깊은 물에 가서 고기를 잡아다가 놓아야할 것이다. 아니면 사다가 넣든지... 그것은 詩냇물을 만든 詩人, 作家의 몫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인이 늘 시냇물의 깊이와 거기에 살아야할 고기가 무엇인가를 잘 살펴서 적절한 고기를 잡아다가 넣는 것이다. 때로는 죽은 고기를 잡아넣는 수가 있다. 때론 너무 큰 고기를 넣어서 불안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시인은 시냇물의 깊이를 조절하고 물고기 종류를 결정하게 하니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풍류를 즐기며 시냇가에 피어 오른 버들가지를 꺾으면서 흥겨워 춤추게 한다.
시인에게 있어서 오랜 습작과정이 거치게 되면 언제 어디서든지 삽 하나만 들면 온갖 물고기가 많이 살게 시냇가를 만들고 거기에 맑은 詩냇물이 흐르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맑고 깨끗한 물을 얻고 만족하게 된다. 물 부족한 나라로 가고 있는 이때 시인들이 일어나 맑은 물 흐르는 詩냇가를 많이 만들자.
동서남북 사방으로 흐르며 싱싱한 물고기들이 노니는 시냇물과 휘늘어진 능수버들 가지를 꺾어서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고 다니는 아이들이 늘어가는 세상을 만들자.
2002. 3. 24.
* 詩語: 시인이 시에서만 특이하게 사용되는 독특한 언어
* 詩魚: 시에서 사용하는 詩語들을 가리키는 말로 마치 시냇물의 물고기에 비한 말이다.
|
|
| 2005-07-08 17:30:37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