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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27강] 기독교문학의 본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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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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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27강] 기독교문학의 본질
강사 : 김성구 목사 ( 시인, 시인학교 교장)
기독교문학은 일반문학과 마찬가지로 그 본질은 소재(素材)와 구성(構成)과 표현(表現)이 그 본질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첨가한다면 믿음과 소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것이다.(고린도전서13:13)
첫째로 소재(素材)는 사회적 현실에서 취재되는 상식이다. 그러나 그것은 작가의 내적 경험(內的經驗)을 거치지 않은 것이
어서는 안 된다. 플라톤은 "놀람"(thaumazai)이야말로 철학의 시작이라고 말했지만 문학도 놀람에서 비롯된다.
“놀람이란 인간이 지닌 최고의 몫이다.”(「파우스트」, 6772행)고 한 것은 괴테이고, “놀라기 위해서 나는 존재한다.”
(「神과 世界」)고 한 것도 괴테이다. 이 “놀람”은 바로 인생의 체험이다. 체험에는 직접체험과 교양체험의 두 가지가
있다. 사랑, 고민, 사랑하던 사람의 죽음 등 직접 체험에서만 문학이 생겨지는 것은 아니다. 음악 감상, 미술 감상, 독서등
교양체험에서도 문학은 생겨날 수 있다. 기독교문학의 경우 “신앙”이란 직접 체험에 “죽음”이란 교양체험이 합치되어야
완전한 작품이 창작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재(素材), 곧 체험이 그대로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괴테는
친화력(親和力)에 관하여 엑커만에게 “거기에는 체험되지 않은 것 것은 한 줄도 쓰여 있지 않다. 그렇지만 체험된 대로
쓰여진 것은 한 줄도 없다.”(「괴테와의 대화」)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은 기독교문학에도 통용되는 말이다. 작가의
체험이 신앙의 채에 걸러진 다음에야 작품으로 결정(結晶)짓게 된다.
이 체험을 구성하는 작용이 창작에 있어서의 둘째 요소이다. 즉 구성이란 예술적 파악 및 형성의 단계이다. 이 구성에서
기독교문학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가 결정된다. 작가의 사상이나 인생관 및 세계관이 이 구성에서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작가의 사상과 감정에 따라 사실적으로 되기도 하고 낭만적이 되기도 하는가 하면, 기독교문학이
되기도 하고 일반 문학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평론(評論)에서는 예술보다도 예술 이전이 중대하다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그것은 작품상의 기교(技巧)보다도 근본 사상을 중요시하는 데서 나온 말이다. 기독교문학의 경우도 이 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구성을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기독교문학은 표현에 너무 기교(技巧)를 부려서는 안 된다. 일반문학의 경우는 기교 위주
의 작품이 있을 수 있어도, 기독교문학의 경우 기교위주가 되면 "소리 나는 구리와 꽹과리”에 지나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기독교문학은 “내적예술”(內的藝術, inneres kunstwerk)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에 인용한 사도바울의 말은 기독교문학의 본질을 말하는데 매우 시사적(示唆的)이다. 바울이 지적한
“믿음, 소망(희망), 사랑”이라는 기독교의 3대 속성은 그대로 기독교문학의 본질이 되기 때문이다. 즉,
믿음 -----------------구원(救援)의 문학(文學)
희망(希望)------------- 소금의 문학(文學)
사랑 ----------------- 만남의 문학(文學)
기독교문학의 첫 번째 대상이 되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참여(參與)의 문학(文學)”에 관해서 말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독교의 최대 문제 가운데 하나인 원죄(原罪)부터 언급(言及)하지 않을 수 없다. 바울이 그의 편지 속에서 “이미 내가
지적했듯이 유대인들이나 이방인들이나 다 같이 죄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입니다.”(로마서3:9) 고 했듯이, 인간은
나면서부터 원죄적 존재(原罪的 存在)이다. 이 원죄로 말미암아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기독교문학의 작가는 죽음
을 응시(凝視)하게 된다. 파스칼은 「팡세」 제201장에서 “최후의 막(幕)은 피로 더럽혀진다. 극(劇)의 다른 장면이
아무리 아름다웠어도 마찬가지이다. 드디어 사람이 머리 위에 흙을 던지고, 그것으로 영원히 끝나 버린다.”고 한
말은 결국 인간이 죽음을 응시하는 존재임을 강조한 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기독교문학의 작가는 죽음을 예찬
(禮讚)하는 허무주의자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삶을 긍정하면서 냉철하게 죽음을 응시한다. 이 죽음은 야스퍼스의 말대로
근본적인 “극한상황(極限狀況, Grenzsituation)”이다.
이 원죄의 고민을 묘사한 대표적 작가가 도스토에프스키다. 그는 인간이 아무리 자각적(自覺的)으로 범죄 한다고 하여도
인간 속에 있는 선의 의지가 그것을 깨뜨리고 죄 속에 완전히 머물지 않게 한다고 본다. 즉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罪와 罰」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살인자이면서 착한사마리아사람처럼 이웃에 동정적이고, 여주인공 소냐는 매춘부
이면서도 라스콜리니코프를 하나님 앞까지 이끌어가는 성자(聖者) 구실을 한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보여 준 이 솜씨 있는
원죄문제의 고민과 그 해결은 “믿음”과 더불어 기독교문학의 한 본질이 된다.
이 원죄에 관하여 미국의 작가 호돈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죄로 말미암아 인간의 영혼 속에 일단 새겨진 금은 인간의 상태 그대로써 결코 수리되지 않는 것 이다. ... 거기에는
아직 파괴된 성벽이 있고, 그 근처에는 저 잊을 수 없는 승리를 다시 한번 자기 손아귀에 넣으려고 소리 죽여 다가오는
원수의 발자취 소리가 들린다.”(N.Hawthorone; The Scarlet Letter.)
인간이 나면서부터 짊어지게 마련인 원죄로부터 헤어날 수 있는 길은 오직 믿음밖에 없다. 이 믿음에 대한 본질적인 추구의
작품이 욥기이다. 이 작품은 고민과 믿음의 문제를 욥이라는 한 인격을 통하여 근본적으로 다루고 있다. 인생에 있어서의
고난 특히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고난의 참다운 의의와 그에 관한 신앙적 실존(實存)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런 의미에서
「욥기」는 기독교문학의 한 표준이 된다.
두말할 것도 업이 믿음은 기독교에서 첫째가 되는 과제(課題)이다. 때문에 루터는 “오직 믿음뿐”(sola fide)이라고
역설했던 것이고, 그의 저서 「善行論」중에서 “첫째의, 또 가장 귀한 일은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도 바울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할례나 무할례가 효력이 없되 사랑으로써 역사하는 믿음뿐이니라.”(갈5:6)고
말하고 있다. 이 믿음은 결코 신학에서만 예속되는 문제가 아니다. 문학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파스칼의 「팡세」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에서, 또한 도스트예프스키의 문학에서 이 믿음을 찾아보게 된다.
이 믿음 곧, 구원의 문학인 기독교문학은 필연적으로 현실참여의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그 기독교적 현실참여의
결과로서 이웃에게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어 줄 수 있고, 허무와 절망에 빠진 무리에게 희망의 빛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기독교문학의 두 번째 본질은 희망- 소금의 문학이 되는 것이다. (김희보, 한국문학과 기독교, pp.232-236.)
기독교문학의 본질을 어디서 찾아볼 수 있을까. 기독교문학은 정지된 신앙상태인 관념의 문학일 수 없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한복음13:34)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마태복음5:13)
예수께서 하신 이 말씀 속에서 기독교문학의 한 본질을 발견하게 된다. 극한상황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은
베르쟈예프의 말대로 “인간 실격자(人間 失格者)”다. 절망과불안과 죽음만이 입을 벌리고 있는 현대에 기독교문학은
소금의 기능을 발휘하여야 한다. 소금의 기능은 썩지 않게 하는 것이요, 종교적인 의식으로 계약하는(레위기2:13)것이다.
이 소금의 문학은 희망을 대동한다. 절망(絶望)의 21세기는 기독교문학으로 말미암아 구원도닌 경지에까지 도달되어야 한다.
절망의 현대에 사는 크리스찬은 기브리엘 마르셀이 지적하였듯이 “길 가는 사람”(Homo Viator)이다. 때문에 기독교문학
의 작가는 “나그네로서의 실존(實存)”을 묘사하게 마련이다. 여기서 말하는 나그네는 관광자로서의 향락(享樂)의 나그네가 아니다. 그것은 순례(巡禮)의 나그네이며,구도(求道)의 나그네
이다. 그 나그네는 절망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며, 희망 속에서 소금의 구실을 한다.
이 나그네의 모습을 선명하게 부각시킨 사람이 바로 그리스도 자신이다.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나는 새도 깃들일 곳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요17:18)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같이 나도 그들을 세상에 보냈사옵니다.”(요17:18) 하신 그리스도..
그는 왜 자신이 세상에 보내졌는지를 분명히 자각한 실존(實存)자였다. 예수께서 이 세상에 마지막 남긴 부탁의 말도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1:8)는 내용이 있는데 여기서 우리가 찾아
볼 수 있는 것은 희망과 소금의 구실을 다하는 나그네로서의 실존자의 모습이다.
이 실존자 예수를 따르는 크리스찬들은 더 나아가서 크리스찬 작가들에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인가 하는 점에서는 바울이
아주 정곡(正鵠)을 찌르는 말을 하고 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를 믿으면 새사람이 됩니다. 낡은 것은 사라지고 새 것이 나타났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를
내세워 우리를 당신과 화해하게 해주셨고, 또 사람들을 당신과 화해시키는 임무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절로서 그분을 대신하여 여러분에게 간곡히 부탁합니다. 하나님과 화해하십시오.”
(고후6:17-20) 즉 그리스도의 “사절(使節)”로서 “새 것”을 창조하여, 석을 것을 방지하고 희망을 주는 것이
기독교문학의 또 하나의 본질이다. 그래서 희망, 곧 소금의 문학이다.
근대문학의 본질은 독백성(獨白性)이어야 한다. 기독교문학의 경우 대화는 더욱 필요하다. 대화를 통해서만 인류는 구원
받을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화는 “만남”을 동반하고, 만남은 사랑을 그 속성으로 삼는다. 기독교
의 본질이 사랑이라면 기독교문학의 본질은 만남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독교문학의 세 번째 본질은 사랑, 곧 만남의
문학이 되는 것이다.
마르틴 부버가 말한 대로 현대는 “고향상실(故鄕喪失)의 시대”이다. 이 속에서 인간을 깃들일 품을 찾게 된다. 즉 분노의
하나님으로부터 사랑의 하나님에게로 돌아가려 노력하고 있다.(A.N Whitehead, Religion in the Making, 1926, p.16.)
또한 이 속에서 인간은 너와 나가 만나게 된다. 이에 관하여 부버는 “‘나’는 ‘너’와 관계에 들어갈 때 비로소‘우리’
가 된다. 내가 ‘우리’가 될 때, 비로소 ‘너’에게 말할 수 있게 된다. 무릇 참된 삶이란 만남이다.”
(M.Buber; Ich und Du.『Ich werde am Du; Ich werend Sperche ich Du. Alles wirkliche ist Begegnung.』)고 지적하고
있다. 부버는 이 만남의 관계 - “나”와 “너”의 관계를 세 개의 영역으로 확대시킨다.
첫째가 정신적 실재(精神的 實在, geistigen Wesenbeiten)의 영역이요,
둘째가 인간(人間, Mitmenschen)의 영역이며,
셋째가 자연(自然, Natur)의 영역이다.
이 “Ich und Du”의 사상은 바로 “만남”의 사상이요, 아울러 이 만남은 기독교문학의 본질이다. 사랑을 바탕으로 한
이 “만남의 문학은”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사명을 지닌다. 기독교문학이 “만남의 문학”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가리켜 톨스토이는 “기독교 예술의 임무는 만민의 동포적 결합(同胞的 結合)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함축 있게 지적하고
있다.(톨스토이,『예술이란 무엇인가?』) 이 말에서도 우리는 기독교문학의 세 번째 본질인 “사랑 - 만남의 문학”을 찾아
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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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8-09 21:38: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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