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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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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詩의 타락，김수영이 원인/오세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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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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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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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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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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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詩의 타락，김수영이 원인”…
‘시간의 쪽배’낸 오세영 시인
“요즘 젊은 시인들의 시가 왜 사변적으로 변했는지 압니까? 언어에 대한 인내심은커녕,너무 사적인 이야기에 치우쳐 단 5행을 읽기 힘들어요. 그게 다 김수영의 영향이지요.”
열 세번째 시집 ‘시간의 쪽배’(민음사)를 낸 오세영 시인(63·서울대 국문과 교수)은 대뜸 한국 현대시의 한 준령인 김수영(1921∼1968) 이야기를 꺼냈다. 듣기에 따라 ‘타도,김수영’으로 비쳐질,아슬아슬한 대목도 있었다. “김수영은 일상어 중에서도 구어,속어,비어,외설어를 방만하게 끌어다 썼어요. 잘못된 것이죠. 그건 시의 언어가 아니지요. 김수영이 누굽니까. 70∼80년대 정치논리나 민주화 운동의 필요성에 따라 민족문학 진영에서 우상으로 만들어낸 존재가 아닙니까. 김수영의 내츄럴한 언어가 새롭게 보였을지는 몰라도 시의 본령은 아니예요.”
그는 김수영을 지지하는 부류들을 세 유형으로 분류했다. 첫째는 의식적으로 우상화하는 부류,둘째는 그 영향을 받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부류,셋째는 김수영 시는 시가 아님을 알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는 부류다.
“알면서 침묵하는 부류가 제일 나빠요. 사실 김수영의 시는 시가 아니라 산문의 연장에 가깝죠. 민족문학진영은 그걸 알면서도 시민문학론을 들고 나올 때 김수영을 우상화시킨 것이죠. 해방 이전에 시민문학을 윤동주,한용운 이상에게 찾은 후 고은과 신경림으로 이어지는 중간자로서 김수영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는 아울러 참여문학의 우상이 되어버린 김수영의 반대편에 김춘수가 있다며 말을 이었다. “김춘수의 무의미시라는 것도 모순이지요. 무의미는 ‘넌센스 포이트리’라고 해서 이미 유럽의 문학사전에 하나의 장르 명칭으로 올라있는 것인데 마치 김춘수에 의해 주창된 것처럼 되어 있잖아요. 모든 시는 넓은 의미에서 무의미를 지향합니다. 의미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서 사물을 하나의 방향으로 확정시키죠. 그런데 그 하나의 방향을 부정하고 사물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무의미로 돌아가자는 것이 시지요. 김춘수의 무의미시란 것도 이미 낡은 경향일 뿐입니다.”
문단의 살아있는 신화로서의 김수영과 김춘수. 양 김씨에 대한 비판을 감추지 않는 그가 집권당과 대처하고 있는 야당 대변인으로 비쳐졌다. “김수영과 김춘수를 극복하지 않으면 우리 시는 전망이 없어요. 시의 서정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시의 정도(正道)에 대해 젊은 시인들이 무관심하니까 전통 서정시가 낡은 것으로 치부되는 것이죠. 시의 정도를 밝히고자 이번 시집을 냈습니다.”
서론은 길었지만 그는 나름의 시론을 펼치고 있었다. 이번 시집은 수식어나 주어가 생략된 간결성이 특징이다. “유리창에 파닥거리는 것 있어/파르르 가냘프게 떠는 것 있어/병든 의식은 유리창에 찬 이마를 대고/온 밤을 뜬눈으로 지샌다/비 그친 아침,/뜰의 홍매화 활짝 꽃잎을 펼치는데/유리창에 그림처럼 붙어 하이얗게 미라로 굳어버린/나비 한 마리.”(‘불면 2’에서)
그는 “꾸밈은 시의 긴장성을 묽게 하고 시를 천박하게 만든다”며 “수식이 없는 시로 정서를 전달하는 것이 시인이 가져야 할 첫번째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년전에 돌아본 타클라마칸과 고비 사막에 관한 시편들을 통해 수식 없는 언어의 대지를 펼쳐보인다. “사막은/한 줄/하늘과 땅을 금 그은 백지./해와 달은 크레파스로/그려 넣었지만/아직 채색되지 않은 목탄 데생화이다.//오직 화판을 들여다보는/늙은 신의 눈동자만 초롱초롱 빛날 뿐.”(‘둔황에서’) 자연 서정시의 세계 인식 방법을 통해 지나치게 물신화된 후기 자본주의 시대를 건네는 언어 실험장이 이번 시집이다.
국민일보 정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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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7-20 12:59: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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