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oard

 
제목
수필, 비문을 쓰지 말라.
이름
이상렬
홈페이지
첨부화일

비문(非文) 교육자료
<수필, 비문을 쓰지 말라>


비문(非文, Ungrammatical Sentence)
한국문학교육연구소

비문(非文, Ungrammatical Sentence)이란 문자 그대로 문법적으로 잘못된 문장이다. 문예물을 창작할 때는 흔히 문법을 의도적으로 파괴할 때가 있다. 하지만 작가의 미적 논리에 의해 파괴된 것이 아니라 무지 때문에 범해진 것으로 보이는 비문을 만나는 독자는 그 작품의 내용이 아무리 그럴 듯해도 불신을 품기 마련이다. 따라서 아무리 문예물이라도 비문은 될 수 있는 한 피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좋은 문장을 위한 ‘ABCDE 5원칙’이라는 게 있다. 문장에는 Attractive(매력), Brief(간명), Correct(정확), Dignified(품위), Easy(평이)의 다섯 가지 요소가 스며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문법에 잘 맞고 자연스러운 문장을 구사하는 일이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니다. 비문(非文)을 유형별로 정리해 보고 바람직한 문장으로 수정하는 연습을 해보도록 하자. 비문이 어떻게 좋은 문장을 훼손시키는지 유념하여 읽기 바란다.


1. 주어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우리말은 아주 흔히 주어를 생략하는 언어이다. 특히 1인칭 단수는 쓰는 것보다 쓰지 않는 편이 자연스러운 때가 더 많고, 그 밖의 경우에서도 바로 앞 문장에서 이미 주어를 언급했을 때는 그냥 생략해 버리기 일쑤이다. 이 점에 주의하지 않으면, 한 문장 속에서 주어와 술어의 호응이 서로 어긋나거나 느닷없이 주어가 바뀌거나 사라진 아주 이상한 문장이 되고 만다.

<예문>
▷ 행복은 얼마나 어려운가, 많은 사람들은 포기하고 말지만 그래도 다수는 얻기도 한다. → (‘행복은’은 ‘행복하기란’으로 바꾸고, 쉼표 뒷문장의 ‘포기하다’와 ‘얻기도 한다’의 목적어를 넣어야 한다.) → 행복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많은 사람들은 행복을 포기하고 말지만 그래도 다수는 그것을 얻기도 한다.

▷ 지난번 폭우로 피해를 본 수재민들에게 겨울철 이전에 주택 복구를 할 수 있도록 1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습니다. → (누가?) → ‘정부의 관계부서는’ 따위 주어가 빠져있다.

▷ 그 집을 한 번 바라다본 순간 나는 견딜 수 없는 침울한 감정이었다. → (나는 감정?) → 그 집을 한 번 바라다본 순간, 나는 견딜 수 없이 침울한 감정이 되고 말았다.

▷ 시를 생활화한다는 말은 곧 시를 짓고, 읽으며, 시를 맛본다는 데 있다. → (말은 있다) → ‘시를 생활화한다는 말에는, 시를 짓고 읽으며 맛본다는 뜻이 담겨 있다.’ 혹은 ‘시를 생활화한다는 말은 곧 시를 짓고 읽으며 맛본다는 말이다’

▷ 제롬의 노력의 목표는 오로지 알리사의 미덕에 견줄 만한 청년이 되는 것뿐이었고, 그러기 위해서 속세의 온갖 즐거움을 내버리고 성서에서 가르치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괴로움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되었다. → (쉼표를 중심으로 앞문장의 주어는 ‘목표’지만 뒷문장의 주어는 ‘제롬’이다.) → 제롬의 노력의 목표는 오로지 알리사의 미덕에 견줄 만한 청년이 되는 것뿐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제롬은) 속세의 온갖 즐거움을 내버리고 성서에서 가르치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괴로움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되었다.


2. 구조어의 호응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


문장을 이루는 단어를 사물이나 개념을 나타내는 단어와 이들을 통합된 한 덩이로 엮는데 쓰이는 단어로 나눌 때, 전자를 내용어, 후자를 구조어라 한다. 즉, 구조어란 문장이나 단어 사이의 관계를 맺어주는 기능을 가진 단어들로서, 조사, 접속 어미, 접속 부사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이 구조어들 가운데 서로 호응 관계에 있는 단어들이 있다. ‘비록 -ㄹ지라도, -라도, -지만, -어도’, ‘결코 -지 않겠다, 아니다’, ‘하물며 -랴, -ㄴ가’, ‘왜냐 하면 -때문, -까닭이다’, ‘아무리 -해도’, ‘만약 -이면’, ‘그다지 -하지 않은’ 등이 그 예이다.

<예문>
▷ 어떻게 그 녀석이 나한테 이럴 수가 있겠구나. → (개그맨들이 농담에서 가끔 사용하는 우스개이다. ‘이럴 수가’라는 말까지 했는데 갑자기 대화 속의 ‘그 녀석’이 눈앞에 나타나자 말꼬리를 바꾸는 모습이다.) → 어떻게 그 녀석이 나한테 이럴 수가 있니?

▷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의사 전달의 수단일 뿐 아니라, 생각, 곧 사고의 수단일 뿐이다. →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의사 전달의 수단일 뿐 아니라, 생각, 곧 사고의 수단이기도 한다.

▷ 지난 해 여름, 스님으로부터 모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다만 그것이 우화이긴 하지만 그 진실성에 숙연해진 적이 있다. → ‘다만’을 ‘비록’으로 바꿔야

▷ 그는 하겠다고 말한 것은 결코 해내는 사람이다. → ‘결코’를 ‘반드시’나 ‘기어코’ 따위로 바꿔야 한다.

▷ 패배한 이유는 우리가 상대를 너무 업신여겼다. → ~ 업신여겼기 때문이다.

▷ 고대 그리스의 신들 가운데 태양신 아폴로를 비롯해 알렉산더 대왕도 블론드였다고 문헌에 나온다. →

3. 의미가 중복되는 경우

반복을 피할 수 없거나, 뜻을 강조하여 쓸 때가 아니고는 동일한 단어나 구절, 조사, 어미 등을 되풀이하여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반복할 필요가 없는 말은, 뜻이 비슷하거나 같은 다른 말로 바꾸어 쓰거나, 지시어 또는 접속어를 써서 반복을 피해야 한다. 또, 강조하려는 의도로 쓴 경우가 아니면 조사나 어미의 반복을 피해야 한다.

<예문>
▷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였다. → (‘진퇴양난’이란 사자성어의 뜻이 곧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함’이다. 짐짓 유식한 체하는 글이라는 느낌을 준다.) →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 인사부서의 계획대로라면 12월 중에 입사시험 이 있기로 예정되어 있다. → (‘계획대로라면’과 ‘예정되어 있다’가 중복되는 바람에, 문장마저 이상해지고 말았다.) → ‘인사부서의 계획대로라면 12월 중에 입시시험이 있을 것이다.’ 또는 ‘인사부서에서 알려준 바에 의하면, 12월중에 입사시험이 있을 예정이다.’

▷ 확실한 것은 그들이 이제까지의 잘못을 반성하고 앞으로 진실한 국민으로 살아갈 것은 틀림없습니다. → (‘확실한 것은’과 ‘틀림없습니다’가 중복) → ‘확실한 것은 그들이 이제까지의 잘못을 반성하고 앞으로 진실한 국민으로 살아가리라는 점이다.’ 또는 ‘그들이 이제까지의 잘못을 반성하고 앞으로 진실한 국민으로 살아갈 것이 틀림없습니다.’

▷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의미 있는 판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 인심이 야박해져서 조그만 일에도 재빨리 이해타산을 계산하는 요즘 세상이 서글프다.

▷ 우리는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제각기 다르게 살고 있다.

▷ 청소년 담배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학교에서는 담배 금연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 심야 오락 프로그램에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성적 자극을 유도하는 장면이 많다.

▷ 나는 체조 경기관전을 텔레비전으로 보기를 좋아하는데, 선수들의 멋진 동작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 돌이켜 회고해 보건대 형극의 가시밭길을 우리는 걸어 왔습니다.

▷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뇌리 속을 스치는 기억 하나가 있었다. (‘머릿속’과 ‘뇌리’가 중복)

▷ 미리 자료를 예비한 분은 별도의 자료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 어떤 고난을 당하더라도 당하는 고난이 바로 성공의 양식이라고 생각하고 고난을 정면으로 받아들여라. 성공의 양식이라 생각하고 고난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려는 신념과 각오로써 고난을 맞부딪치면 고난이 조금도 두려울 리가 없다. (길게 반복할 게 아니라 ‘그러한’ 정도의 적절한 지시어를 사용한다)



4. 낱말의 뜻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
잘못된 상식은 비문을 낳는다.

<예문>
▷ 콩나물에는 숙취효과가 있는 아스파라긴산이 들어 있다. → (콩나물에는 취하게 하는 성분이 있다는 뜻이 된다.) → ~ 숙취제거 효과가 있는 ~

▷ 21세기가 시작되는 2000년 1월 → (2000년은 아직 20세기이다) → ‘20세기가 끝나는 2000년 1월’


5. 높임법의 호응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


우리말은 높임법이 매우 발달한 언어인데, 좋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높임법을 경우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다음은 높임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문장이다.

<예문>
▷ 저 학생의 부모님이 서울에 있으신가?

→ 저 학생의 부모님께서는 서울에 계신가?

▷ 선생님이 돌 지난 손자가 계시지.

→ 선생님께는 돌 지난 손자가 있지.

▷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귀가 참 밝아요.

→ ~ 귀가 참 밝으세요.

▷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이빨이 좋으시다.

→ ‘~ 이가 좋으시다’ 또는 ‘치아가 좋으시다’

▷ 철수야, 너 아버지께서 오시라고 한다.

→ ~ 오라 하신다.



6. 시제의 호응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
시제를 일치시키지 않아 비문이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예문>
▷ 그는 요즘 청년 시절의 순수한 마음을 잃어 간다는 생각 때문에 슬퍼지는 때가 있었다. → ‘요즘’이라 했으니 ‘슬퍼지는 때가 있었다’ 말고 ‘슬퍼지곤 한다’ 또는 ‘가끔 슬퍼지는 때가 있다’

▷ 공부를 끝내고 나니 열두 시가 넘겠다. → ‘공부를 끝내고 나니 열두 시가 넘었다.’ 또는 ‘공부를 끝냈으니 열두 시가 넘었겠다.’ 또는 ‘공부를 끝내고 나면 열두 시가 넘겠다.’ 등

▷ 세화는 바야흐로 노래를 불렀다. → ‘바야흐로’는 ‘이제 한창, 지금 바로’란 뜻이므로 과거형 어미가 어울리지 않는다.



7. 조사를 잘못 선택하거나 부당하게 생략한 경우
국어에서의 조사는 독립성이 약하여 비록 혼자 쓰이지 못하지만, 많은 문법적 사항이 이들에 의해 결정된다.

◈ ‘은 / 는’
국어의 조사 중, 그 용법이 애매한 것은 보조사 ‘은/는’이다. ‘은/는’은 확실하게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이/가’와 구별되는 독자적인 용법을 가지고 있다. 대체로 ‘안긴 문장’ 속에서의 주어에는 부적합하며, 또 이야기 첫머리에 쓰여도 어색하다.

<예문>
▷ 원시 시대부터 인간은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해 온 것은 우리가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다. → 인간이

▷ 옛날 옛적에 마음씨 착한 총각은 있었습니다. → 총각이

◈ ‘에게’, ‘에게서’와 ‘에’

사람이나 동물에 적용할 때와 똑같이 그 밖의 대상에도 적용할 수 없는 조사이다.

<예문>
▷ 정부는 이 문제를 일본에게 강력히 항의하였다. → ‘일본에’ 또는 ‘일본정부에게’

▷ 관동 대지진시 조선인 학살의 책임은 일본에게 있다. → ‘일본에’ 또는 ‘일본 정치지도자들에게’

▷ 그렇다고 해서 나에게서 불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 불만의 대상 가운데 내가 포함된 경우엔 ‘나에게’로, 나도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 가운데 하나라는 뜻일 경우엔 ‘내게도’ 혹은 ‘나 또한’

▷ 아직도 그의 생생한 목소리가 나의 귓전에게 울린다. → 귓전에

◈ 조사를 부당하게 생략하면 글이 불명확해진다

<예문>
▷ 비루스와 같은 미생물은 보통 현미경으로 볼 수 없다. → ‘보통’이 ‘일반적으로’라는 뜻의 부사어인지, 특수에 반대되는 의미인지 모호하다.

▷ 화려한 좌석에서 놀기 싫다. → 언제나 화려한 좌석에서 놀기 싫어하는 것인지 이번만 그런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 -로서 / -로써

조사 ‘로서’와 ‘로써’는 흔히 ‘로’로 줄여서 쓰기 때문에 틀리기 쉽다. ‘-로서’는 ‘-의 자격으로’란 뜻이고, ‘-로써’는 ‘-을 수단으로 하여’란 뜻이다.

<예문>

▷ 이 부분은 글의 서두로써 필자의 개성이 가장 잘 압축되어 있는 부분이다. → 서두로서

▷ 이 작품은 비록 서술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은유로서 이루어져 있다. → 은유로써

◈ 자주 등장하는 ‘-의’

▷ 회원 각자의 현재의 자기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 밑줄 친 두 개의 ‘의’ 가운데 적어도 하나는 없애는 편이 자연스럽다.



8. 인용법에서 조사와 어미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
남의 말을 인용하는 방법에는 직접 인용과 간접 인용이 있는데, 간접 인용을 직접 인용처럼 잘못 쓰는 일이 종종 있다. ‘-라고’의 ‘-라’는 간접인용에서는 생략되거나 인용문의 어미의 ‘-다’를 대신한다.

▷ 무슨 일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해요?

→ 해야겠다고

▷ 삼촌은 나만 보면 커서 뭐가 되겠느냐라고 묻곤 하셨다.

→ 되겠느냐고

▷ 순희가 자기 집 바둑이가 새끼를 여러 마리 낳았다라고 나에게 말했다.

→ 낳았다고

▷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는 인간이 중심이 된 유기체적 구조다라고 정의할 수 있다.

→ ‘구조다고’ 혹은 ‘구조라고’

▷ 사람들은, 그것은 선수들보다 관중의 책임이다라고 지적하였다.

→ 책임이라고



9. 문장 접속시 조응 규칙을 어긴 경우


조응 규칙이란 접속한 두 문장의 구조가 문법적으로 대등한 관계를 나타내어야 함을 말한다. 문장을 접속방식으로 결합할 때에는 특히 이러한 조응(照應, parallelism) 규칙을 지켜야 한다. 생략하지 말아야 할 것을 생략하거나, 문장을 대등하게 접속시키는 데 접속되는 두 요소가 같은 성질이 되지 못한 경우는 이러한 조응 규칙을 깨뜨리게 되어 비문이 되고 만다.

<예문>
▷ 그들은 희망을 피안에 걸지 않고, 현실에서 실현되기를 바랐다.

→ 그들은 희망을 피안에 걸지 않고, 그것(=희망)이 현실에서 실현되기를 바랐다.

▷ 그가 오락에 몰두하는 것은 ①단순히 즐기기 위해서보다는 ②현재의 괴로움을 잠시나마 잊어 보려는 행위에 불과하다.

→ (주어인 ‘것은’이 ①에 대해서는 ‘까닭’으로 쓰였고 ②에 대해서는 ‘행위’로 쓰였다. 의존명사를 주어로 삼을 때 쉽게 범하는 실수이다.)

→ ‘그가 오락에 몰두하는 것은 단순히 즐기기 위해서보다는 현재의 괴로움을 잠시나마 위해서일 뿐이다.’ 혹은 ‘그가 오락에 몰두하는 것은 단순한 즐김이기보다는 현재의 괴로움을 잠시나마 잊어보려는 행위에 불과하다. ’



10. 문장을 접속시키며 공통되지 않는 요소를 생략한 경우


홑문장을 몇 개 모아 겹문장을 만들 때, 공통되는 요소를 하나만 남기고 생략하며 공통되지 않는 요소는 생략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 규칙을 어길 때에는 비문이 된다.

▷ 재일 동포들은, 일본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모든 의무를 다하고 있으면서도 차별과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 ‘차별을 당하며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는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차별을 당하고 있다’ 등

▷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기도 하고 복종하기도 한다.

→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기도 하고 그것에 복종하기도 한다.



11. 문장 접속시켰을 때 두 절의 관계가 논리적으로 호응을 이루지 못한 경우
문장들을 접속시킬 때, 논리적으로 합당하지 못한 문장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어미 ‘-고’나 ‘-며’로 이어지는 문장을 만들 때, 이 점을 특히 유의해야 한다. 다음은 논리적인 호응이 이루어지지 못한 예이다.

<예문>
▷ 누나는 모범이며, 형은 냉면을 좋아한다.

▷ 한 달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왔다 갔다 한 것은 지금 와서 아무 쓸 데 없는 일이 되었고, 시간의 허송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 대학은 현대 교육 제도의 최고 학부이며, 서울 대학교의 교육 목표는 서울 대학교 학칙 중 총칙 제1조에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 복남이는 낚시질을 별로 즐기지 않았고, 고기가 입질도 할 낌새가 전혀 안 보였다.



12. 번역투
외국어는 긴 세월에 걸쳐 모국어에 흡수되어 외래어로 인정받기까지는 비문 취급을 받는다. 우리말 연구가들은 일제강점 기간부터 스며든 일본어와 산업화 시절부터 들어온 영어로부터 우리말의 순수성을 지켜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마땅한 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외국어를 직역한 듯한 표현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12-1. 피동문의 과용(過用)
외국어의 영향을 받아 문장을 만들 때 피동형을 잘못 쓰는 일이 많다. 근래에 와서는 능동문으로 표현해야 옳은 것을 피동문으로 표현하기를 즐기는 경향이 늘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중 피동문까지 만들고 있다.

<예문>
▷ 이러한 성격 때문에 당해지는 손해가 여간 크지 않았다.

▷ 내일 아침이면 또 마음이 변해지겠구나.

▷ 나도 그렇게 생각되어지더라.

▷ 우리나라는 그동안 많은 다목적 댐들이 만들어지고, 한강뿐만 아니라 전국의 주요 홍수 통제 시스템들이 마련되어 가고 있다.

▷ 현대는 과학이 대단히 발달해져 있다.

▷ 그것이 요즈음 학생들에게 많이 읽혀지는 책이다.

▷ 싸늘하게 식어지면서 굳어가던 그 시체는 내게 큰 충격이었다.

12-2.서술어의 어색한 사용
잘못된 관용 어구가 쓰이는 경우도 많은데, 대부분 외국어식 표현이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문>
▷ 너의 행동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나에게는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 다라니경의 발견은 세계의 과학자들의 주목에 값하는 사건이다.

▷ 자연 환경의 오염은 인간의 죄악에 다름 아니다.(일본식 표현)

▷ 오는 토요일 설악산으로 여행 갈 계획이 있습니다.



13.여러 해석이 가능한 문장 (중의적 문장)


수식어와 피수식어 사이의 거리가 멀거나 피수식어가 둘 이상이서 뜻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어순(語順)을 바꾸거나, 쉼표(,)를 붙이거나, 말을 첨가하면 해결할 수 있다.

<예문>

▷ 맑은 물과 흰 구름이 감도는 봉우리를 바라보며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 비경으로 들어갔다. (‘맑은 물과’ 다음에 쉼표를 찍어 주어야 함)

▷ 끝까지 신문사에 남아 언론의 자유를 지키겠습니다. (‘끝까지’가 한정하는 것이 ‘신문사에 남아’인지, ‘자유를 지키겠습니다’인지 분명하지 않다)

▷ 내가 사랑하는 영희의 언니 영자(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영희인지 영자인지 분명하지 않다)

▷ 선생님이 보고 싶은 학생이 매우 많다. (선생님이 보고 싶어 하는지, 학생이 선생님을 보고 싶어 하는지 분명하지 않다)

▷ 밤이 깊도록 등잔불을 켜 놓고 일을 하시던 어머니께서는 새로 완성되어 가는 오막살이가 무척 정드시는 모양이었다. (밤이 깊도록 일을 하였는지, 밤이 깊도록 등잔불을 켜 놓았는지 모호함)

▷ 이 때 한 용감한 시민이 소리를 지르면서 도망가는 범인을 뒤쫓기 시작했다. (시민이 소리를 지르는지, 범인이 소리를 지르는지 알 수 없다)

▷ 눈이 와도 푸른 소나무는 그의 청정과 지조를 잃는 법이 없다. (‘눈이 와도’ 뒤에 쉼표를 찍거나 ‘눈이 와도’와 ‘푸른 소나무’의 어순을 바꾸어야 ‘눈이 와도’가 ‘~잃는 법이 없다’를 꾸며 준다.)

▷ 나는 너보다 낚시를 더 좋아한다. (너를 좋아하는 정도보다 낚시를 좋아하는 정도가 더하다는 뜻인지, ‘너가 낚시를 좋아하는 것보다 더’라는 의미인지 모호함)



14. 어순을 배열하지 않거나 수식 관계를 명확히 하지 않아서 어색해진 경우
단일 피수식어를 복수의 수식어가 꾸며 줄 때, 긴 것을 앞에 짧은 것을 뒤에 두는 것이 자연스럽다. 또한 명료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순을 바르게 배열해야 한다.

<예문>

▷ 나는 훔볼트의 언어는 유한한 수단을 무한하게 부려 쓰는 것이라는 언어관에 공감하게 되었다.

① 나는, 언어는 유한한 수단을 무한하게 부려 쓰는 것이라는 훔볼트의 언어관에 공감하게 되었다.

② 나는 훔볼트의 ‘언어는 유한한 수단을 무한하게 부려 쓰는 것’이라는 언어관에 공감하게 되었다.

▷ 대학은 모든 시대와 나라에서 형성된 가장 심오한 진리 탐구와 치열한 과학적 정신을 형성 배양하는 도장입니다.

→ 모든 시대와 나라에서 형성된 대학은 ~.

▷ 영수는 열심히 공부를 학교에서 한다. → 영수는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한다.



15. 장황하고 복잡한 문장
글은 필요한 단어를 필요한 만큼만 써서 문장의 길이가 알맞도록 해야 한다. 불필요한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면 글의 뜻이 모호해지기 쉽다. (예시문 생략)

주의!

비문을 수정할 때는 단지 비문의 원인이 된 부분만을 찾아 삭제하고 수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때가 많다. 마치 환자를 고침에 있어서 환부만 도려낸다고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님과 비슷하다 하겠다.
2012-01-27 15:42:12
     
  
이전
  수필과 잡문
다음
  수필의 의미화에 대해서/이정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