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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운전일지(48)-담장넘는 여학생
이름
권태헌
홈페이지
첨부화일

아침 등교시간입니다.
키가 커다란 여학생 하나가 떠나는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며 뛰어 옵니다. 버스 기사가 이를 못 보았는지 버스는 그냥 출발 했습니다. 그런데 그 버스는 네거리 신호에 막혀서 얼마를 더 가지 못하고 멈추어 섰습니다.
여학생은 그 버스를 꼭 타야만 했나 봅니다. 인도와 차도를 갈라놓은 가드레일을 서슴지 않고 타고 넘는 것이었습니다.
짧은 스커트 그것도 몸에 꼭 맞는 치마를 아랑곳 않고 장대 높이뛰기 선수가 장대를 넘듯이 가슴높이가 되는 파이프를 가슴으로 쥐어 안으면서 긴 다리를 쭉 뻗으며 넘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여학생은 버스 가까이로 쏜살같이 달려가서 문을 두드리는데 버스기사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그곳에서 손님을 태우면 위법이기 때문에 버스기사로서는 법을 지킬 수 밖에 없었나 봅니다.
뒤에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나는 숙녀의 체면도 마다하고 담장을 넘어온 여학생의 안타까운 처지를 생각해서라도 문을 열고 좀 태워주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버스기사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는 교통순경에게 단속되거나 혹시 예기치 못한 사고라도 난다 치면 모두 기사의 책임으로 돌아올 터이니 그런 위험을 자기가 감당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학생이 법을 지켜야지 하는 생각이 앞서서 인정에 눈을 감았는지도 모릅니다.
푸른 불이 들어오니 버스는 그냥 출발해 버리고 여학생은 원망스러운 모습으로 떠나는 버스를 바라보며 돌아섰습니다. 마침 그때 뒤에 오던 승용차가 여학생 앞에 멈추어 서는 것이었습니다. 창문을 열고 잠시 대화를 하는 모습이 같은 학교 학생이 타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 여학생은 냉큼 그 차에 올라타고 떠나갔습니다. 우리 옛말에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이 생각나고 지성이면 감천(至誠感天)이라는 말도 떠올랐습니다.
모두가 법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사회가 된다면 참 좋겠지요. 그러나 현실은 법을 지키는 사람도 있고 아주 법을 무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법을 지킬 수 없는 형편이어서 못 지키는 사람도 있고 그런가 하면 법에 대한 인식이 모자라서 지키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이런저런 사람들이 뒤섞여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오늘 날 우리들 사회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성경말씀이 떠오릅니다.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 하라” (갈라디아서 5:13)
2015-04-21 13: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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