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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땅을 공간에 다시며
이름
권태헌
홈페이지
첨부화일



택시 일을 그만 둘 때 아프던 양쪽 고관절이 매우 심하게 아파오는 것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에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설 때에도 통증이 오고 몇 발자국 걸으면 양쪽 엉치가 아파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넷이나 텔레비전방송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통해서 통증의 원인을 짐작해 보니 척추 협착에 의함이 아니고 고관절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았습니다. 요즈음은 의술이 발달하여 수술을 하면 치료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비용도 비용이려니와 혹시 잘못 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염려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아픈 대로 움직이기라도 하는데 만일 수술이 잘못되면 이렇게도 못하고 죽을 때 까지 침대 신세를 져야 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거기에다 지금 나이에 특별히 할 일도 없는 처지인데 구태여 수술까지 하면서 고쳐 본들 무엇 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럴 것 없이 죽는 날까지 이 고통을 참고 견디자 하고 마음을 정하였습니다.
옛날 프랑스의 수도사 로렌스형제가 쓴 “하나님의 임재연습”에 보면 그는 죽기 전에 늑막염으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지만 하나님이 그것을 주신 것으로 생각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통증을 참고 견디어 나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도 그와 같이 감사한 마음으로 이 아픔을 받아드리고 참고 견디어 나가리라 작정을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정식으로 공표를 하였습니다. 내가 지금 고관절 통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이것은 일종의 노인병이니 내가 고통스러워 하더라도 너희들은 전혀 신경을 쓰지 말아라. 나는 이 고통을 참고 인내하며 죽을 때까지 견디어 나가기로 결심하였다. 이렇게 말 하였습니다. 함께 사는 부모가 아파하면 자식들의 마음이 어찌 편하겠습니까. 그렇지만 사람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이런 저런 병으로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니 그것을 순리로 받아들이고 나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말라는 주문이었지요. 따져보면 고관절이 아프기 시작한 것이 벌써 10년은 된 것 같습니다.
처음 아프기 시작할 때 병원에 간적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검사를 해 본 후에 약을 지어주면서 물리 치료를 받으라 하였습니다. 약을 먹으니 통증이 가라앉아서 계속 복용하였는데 어느 날 약사에게 무슨 약인가 물어보니 진통제라 하는 것이 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약은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통증을 못 느끼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약을 끊고 병원에도 다시 가지를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등산도 포기하게 되었고 가까운 약수터에 물 길러 가는 것이 내가 하는 운동의 전부였는데 이제는 통증이 너무 심해서 그것도 여의치 않게 된 것이지요. 이러한 가운데서도 감사한 것은 앉아 있을 때에는 통증이 전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운동 삼아 실내 자전거를 타 보니 엉치가 아프지 않고 괜찮았습니다.
그때부터 실내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안하던 운동인지라 처음에는 5분간 타기도 힘들었는데 꾸준히 하다 보니 점차로 타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실내 자전거 미터기로 2킬로미터 가기도 어려웠는데 10킬로미터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야외 자전거를 타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떠오르고 그래서 바퀴가 적은 자전거를 한 대 구입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가까운 데서만 타다가 나중에는 근처에 있는 생태 공원 까지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걸을 때에는 아프던 고관절이 자전거 탈 때는 아프질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생태 공원이 택시 운전 할 때에는 고관절 통증 때문에 가지 못했던 곳인데 택시 일을 그만둔 지금 그리고 통증이 더 심해진 지금은 하나님께서 나로 하여금 자전거를 타고 공원 안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하신 것입니다.
금년 여름은 유난히 더웠습니다. 연일 폭염 경보가 내렸었지요. 햇빛이 가장 강렬하게 내려 쬐이는 오후 2시쯤 나는 자전거를 타고 나갔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인지 간혹 일하는 사람들만 눈에 뜨일 뿐 그 넓은 공원에는 인적이 없었습니다. 자전거 페달을 밟고 공원 끝까지 올라가면 잔디밭과 꽃밭 그리고 물도랑을 아름답게 꾸며놓은 정원이 있고 그곳에 참나무 벤치가 있는데 그곳이 나의 목적지입니다.
벤치에 앉아 사방을 둘러보면 싱그럽게 푸른 숲으로 뒤덮여져 있는 나즈막한 산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쳐있고 저 멀리 계곡 너머로는 아파트들이 아름답게 눈 속으로 들어옵니다. 하늘은 맑고 뜨거운 태양이 불빛을 내려 쪼입니다. 벤치는 태양열에 달구어져서 뜨겁기까지 합니다.
거기에 앉아 있으면 양쪽 엉덩이 뼛속으로 시원한 바람이 스며드는 것 같습니다. 나는 찬송가를 꺼내어 찬양을 합니다. 주위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마음 놓고 큰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보통 30분간은 찬양을 합니다. 이마에 땀방울이 줄줄 흘러내리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태양 빛을 비록 극히 적은 일부분 이지만 내가 받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덥고 뜨겁기는커녕 감사함이 내 마음속을 채우고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잔잔하고 은은한 기쁨이 우러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젊은 애기 엄마는 더위에 위험하다고 걱정을 하지만 나에게는 이것이 세계 어느 곳에 관광 가는 것 못지않은 즐거움입니다. 시원할 때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겠지만 더울 때 땀을 흠뻑 흘리고 나서 돌아와 샤워를 하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을 때 나는 오히려 더위를 즐기고 있는 셈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면서 며칠이 지나니 놀랍게도 그렇게 아프던 엉치의 통증이 느껴지지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치유해 주신 것이 확실 하였습니다. 병원에 갔던 적도 없고 무슨 약을 먹은 것도 아닌데 그렇게 아프던 것이 사라져 버렸으니 이일을 하나님 빼고 어떻게 설명 할 수 있겠습니까. 이 은혜로 말미암아 나는 금년 내내 얼굴 찡그리지 않고 교회에 출석하면서 교회 생활을 할 수 있었고 그밖에 가벼운 나들이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욥기 5 : 18 에 보면 “하나님은 아프게 하시다가 싸매시며 상하게 하시다가 그 손으로 고치시나니”라고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런데 나의 고관절 통증은 하나님께서 아프게 하셨거나 상하게 하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부속품이 오래 쓰면 수명이 다해서 못쓰게 되는 것 같은 그런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넓은 의미에서는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 같이 낡아서 못 쓰게 되는 것도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일어나는 일이니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 할 수 있으나 내 말은 좀 더 좁은 의미에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낡은 부속이며 수명이 다 된 부품인데 하나님께서 내가 모르는 방법으로 더 쓸 수 있게 하셨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은 치유의 하나님이시기도 하지요. 이사야 30 : 26에는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의 상처를 싸매시며” 라고 하시고 호세아 6 : 1에 보면 “여호와께서 우리를 찢으셨으나 도로 낫게 하실 것이요 우리를 치셨으나 싸매어 주실 것임이라”라고 하시고 예수님께서도 친히 많은 병자들을 치료해 주셨습니다.
나의 통증이 멈추게 하신 것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일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에 감사해야 함은 당연하지만 베세다 연못 가의 앉은뱅이 같이 기뻐 날뛸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고쳐주셨다고 큰 소리로 자랑할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욥기 26 : 7 말씀을 보면 “그는 북편 하늘을 허공에 펴시며 땅을 공간에 다시며” 라고 하십니다. 둥근 지구가 허공에 떠있는 것 아닙니까. 욥기 기자는 이것을 하나님께서 땅을 허공에 달아 놓았다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지요. 모든 천체들이 제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그리고 내가 숨을 쉬고 있고 내 몸이 스스로 작동하고 있는 것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하고 계시는 것이고 그리고 또한 이것을 하고 계시는 이가 바로 하나님이시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지구를 지금의 궤도에서 이탈하여 떨어져 나가게 하시면 지구 최후의 날이 될 것이고 내 육신에서 숨을 거두어 가시면 나라는 인간의 최후의 날이 될 것 아닙니까.
나의 고관절 통증이 이 정도에서 멈추어 있는 것이 마치 하나님께서 땅을 공간에 달아놓고 계신 것과 같다는 생각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때까지 그렇게 달아놓으실 것이기 때문이지요. 언제고 원하시면 다시 아프게 하시고 못 쓰게 하시지 않겠습니까. 어디 고관절뿐입니까. 몸의 모든 조직이 다 늙어 낡아 있는데 언제 어느 곳이 아프게 되어도 무어라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닙니다. 그러니 그저 감사하면서 비록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형편이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할 수 있게 하시는 것 감당해 가면서 이 세상에서의 남은 삶을 살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모든 것 하나님께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낫게 해 주십시오 하고 기도를 할 수 있는 시기도 이미 지났습니다.
2017-10-13 20: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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