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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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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입원(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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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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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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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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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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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있는데 경비 아저씨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가 넘어지셨다는 것이다. 집사람이 식사를 하다말고 부랴부랴 뛰어 나갔다. 한참을 지났을까 한데 집사람이 어머니를 등에 업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평소 단지앞 마을버스 정류장에 앉아서 지나가는 것들을 쳐다보며 하루종일 계시곤 하셨는데 오늘은 아마도 일어나시다가 미끄러져 넘어지신 모양이었다. 엉치쪽이 아프다고 하시지만 보통때도 엄살이 좀 있으신데다가 치매가 있어 정말 아프셔서 아프다고 하시는 것인지 그렇지 않고 어린 아이들 마냥 어리광을 부리시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옷을 벗겨보니 엉덩이에 불그스름한 타박상 같은 것이 있기는 한데 그리 심한 것 같지 않아서 그냥 지나보기로 하였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보니 어머니가 이불에 소변을 질펀하게 보아 놓으셔서 집사람이랑 큰아이가 그것을 치우고 옷을 갈아 입혀 드리느라 야단 법석인데 어머니는 꼼짝을 않고 계셨다. 그 광경을 뒤로 하고 나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일하러 나갔다. 일하는 가운데 문득 병원에 모시고 가서 엑스-레이라도 찍어 보아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아닌가. 그래서 집사람에게 단지 앞에 있는 병원에 가서 휠체어를 빌려다가 모시고 가라고 해야 겠다했는데 다시 생각하니 그렇게 하면 집사람만 너무 수고를 시키는 것이므로 그럴것이 아니고 내가 차로 휠체어를 빌려 싣고 가면 더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나고, 연이어서 그보다는 오히려 병원의 엠블란스를 쓰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뼈를 상했을지도 모르는데 그럴 경우는 휠체어보다 더욱 더 엠블란스로 옮겨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만일 유료라 하더라도 바로 집앞이니 비용이 들면 얼마나 들겠는가. 그러니 여러 생각 할 것 없이 엠블란스로 이송시켜 드려야 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언젠가 그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수납을 하고 있을 때 직원 한사람이 엠블란스 기사에게 어느 곳에 환자가 있으니 실어오라고 지시하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래서 집에 와서 큰 아이에게 전화해 보라 하니 과연 무료로 이송해 준다는 것이었다.
엠블란스에는 거동 못하는 환자를 위한 이송장구가 있어 힘 안들이고 안전하게 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시고 갈 수가 있었다. 의사의 지시대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엉덩이 뼈가 골절되었다는 것이었다. 의사는 수술해야 한다고 아주 간단하고 단정적으로 말하고는 마음대로 하라는 듯 그냥 나가버렸다. 그런데 모자라는 내 상식으로는 뼈가 부러지면 보통 깁스를 하고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붙는 것인데 수술을 해야 한다니 납득이 잘 안갔다. 또 수술을 한다면 비용도 이만 저만이 아닐텐데 그것도 걱정이고 무엇보다 구십이 가까운 노인네가 수술을 감당할 수 있겠나 하는 염려 때문에 생각을 해 봐야겠다 하고는 일단 어머니를 집으로 모시고 돌아왔다.
집안 식구들과 의논해 보고 또한 동생들과도 상의해 보니 의사가 수술해야 한다면 하는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의견들이었다. 무엇보다 현재 상태로는 아파서 고통이 심하고 꼼짝을 못하시니 그대로 돌아가실 때까지 지나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수술을 받기로 하고 일단 입원을 시켜 드렸다.
수술비용을 알아보니 그렇게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은 액수도 아니다.
그전에 내가 회사 다닐 때 같았으면 그 정도는 신경도 안 썼겠지만 지금은 택시해서 버는 돈으로 그달 그달을 빠듯하게 살아가는 형편인지라 나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 금액인 것이었다. 수술은 안할 수 없고 나 혼자 그 비용을 부담할 수도 없으니 동생들과 상의해서 어느 정도씩 분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술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내 형편도 이야기하고 병원비를 분담해야 되겠다 하니 둘째는 죽는 시늉을 한다.
그도 그럴것이 하던 사업 손 떼고 하는 일 없이 논지가 오래 되었으니 더 말할게 무에 있겠는가. 셋째는 그런대로 사는 형편인데 그 이야기를 하니 가타부타 대답이 없고 넷째는 미국 출장 중임으로 셋째 보고 제수씨한테 전하라 했더니 들리는 대답인즉 생활형편이 어렵다는 하소연만 하더란다.
사실 따져보면 우리 형제들 가운데 어느 누구하나 넉넉하게 사는 사람 없고 모두가 그날 그날을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형편이니 그러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도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수술은 해야 하고 나 혼자는 감당하기 어려우니 형제들이 함께 고통을 분담하는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장남만이 어머니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법 없고 자식이면 마땅히 자기네 어머니를 돌보아야 하는 것이 도리일진데 이일에는 어떻게 하든 동생들을 참여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므로 나는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하나님 아버지
이번 어머니 골절로 인한 수술 건으로 말미암아 우리 형제들로 하여금 노모에 대한 관심을 더욱 더 갖게 하시고 더 나아가서는 형제들이 가족애로 하나가 되게 해주시어서 금번의 불행한 일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도록 동생들 각자의 마음을 주장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입원 하신 후 며칠동안은 CT 촬영이며, 뇌 촬영 그리고 심장검사 같은 여러 가지 검사를 하더니 담당의사가 보호자를 만나자고 했다. 의사의 말인 즉 심장이 부은데다가 구멍이 생겼고 혈압도 높으며 당뇨도 있으시단다. 그런데다 연세도 많으시니 마취 도중이나 수술 전후에 만일의 사고가 생겨도 그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에 서명을 하라는 것이었다.
이미 각오하였던 일이고 동생들과도 상의를 마친 것이었지만 막상 서명을 하고 나오니 마치 내가 어머니의 목숨을 잃어도 괜찮다는 서명을 한 셈이 되어서 만일 그렇게라도 된다면 어찌하나 싶어서 밤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목사님께 이 사실을 알려드리고 나는 조용히 기도하였다.
“주님 우리 어머니 수술이 잘 되어서 제명에 돌아가실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러기 위하여 수술을 집도하는 사람이나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나 우리 어머니의 심장이나 혈관이나 호흡이나 모든 것을 주님께서 일일이 간섭해 주셔서 수술 받다가 돌아가시는 일이 생기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거룩하신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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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8-30 08:57: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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