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추억(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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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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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행로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고 하마터면 죽을 수도 있었던 불의의 사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친구 아니 그 사고가 그 친구로 인하여 잉태되었고, 그렇지만 그 친구로 인하여 내가 살게 되었던 참 기막힌 인연의 친구, 그러한 친구를 40년이 지나서 이제 인생을 거의 다 살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는 황혼에 비록 전화를 통해서이지만 만나게 되니 할 이야기, 궁금한 이야기가 오죽이나 많았겠는가.
전화로 하지 못하는 말들 편지로 하고 손주들과 함께 찍은 가족 사진도 보내고 또 자신의 생각을 들어내는 책들을 교환하면서 그간 지나온 일들을 서로 이야기 하였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 지금의 나로서는 내가 과거에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하는 것 보다 자연히 나와 하나님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면 하나님께서는 항상 나를 돌보시면서 함께 계셔 주셨는데 나는 그것을 모르고 평생동안 방황하면서 지내온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을 위하여 하늘로서 비를 내리시고 결실기를 주시는 선한 일을 하사 음식과 기쁨으로 우리들을 만족케 하시는데(사도행전 14:17) 그것을 모르고 구름이 짙으니 비오고 가을이 되니 추수하는가보다 했으니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고 아둔했던가 참 부끄럽기까지 하다. 우리 집안은 원래 유교가문이었고 어머님은 절에 다니셨으므로 내가 어린시절 하나님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6.25 피란 시절 초등학교 때 성탄절 날 선물준다고 해서 시골 동네 교회에 꼭 한번 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고 중학교 때 할머니 보러 혼자 시골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버스가 끊겨서 충주에서 하루 밤을 지내야 했는데 여관에 들어갈 돈이 없었으므로 교회당을 찾아서 하룻 밤 자고 그 다음날 올라온 일이 있다.
고등학교 때는 한 친구가 영어성경을 가르치는데가 있다고 같이 가자고 권유했을 때 그곳 아니라도 얼마든지 영어공부할 수 있다며 거절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외국인 선교사가 영어성경공부를 통해서 전도하려 했던 것을 나는 전혀 몰랐었던 것이다. 그 이외에는 나에게 하나님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고 나도 하나님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사관학교에는 성당도 있고 교회도 있어서 주일날은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나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곳에 다니는 생도들을 오히려 나약한 자들이라 업신 여기기까지 하였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적 지략적 사고를 연마하고 지식을 체득하는 것이 제일 중요할 뿐만 아니라 백절 불굴의 정신적 육체적 단련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굳게 믿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적 세계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러했던 내가 눈 속에 파묻혀 정신을 잃고 그 다음날 구조 받지 못했으면 죽을 수도 있는 체험을 했으며 그때 정신을 잃기전 마지막이라 느끼는 순간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있으면 이때 나타날 터인데 하고 불러봤을 때 아무 대답없이 적막 뿐이였던 경험을 한 나로서는 그리고 병원에서 동상에 걸린 팔과 다리를 치료하기 위하여 전신마취를 하고 여러번 수술을 받으면서 마취에서 깨어날 때에는 내가 만일 못 깨어난다면 나는 그대로 죽는 것이고 그러므로 죽음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굳히게 된 나였기 때문에 누군가가 예수님 이야기를 하고 성경에 나오는 사후 이야기라도 할라치면 나는 죽어봤는데 그렇지 않더라 하면서 무시해 버렸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나를 그냥 버려두지 않으셨다. 단지 내가 너무나 오만하여 내 마음속에는 오로지 나밖에 없었으므로 그 사실을 몰랐었을 뿐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여러 가지로 손을 내미셨다. 회사 동료들이나 상사들을 통해서 손을 내미셨고, 일가 친척을 통해서도 나타나주셨던 것이다. 70년대 초 내가 인도네시아에 있을 때인데 세계 각지에 있는 한국 교민들을 상대로 전도사역을 하신다는 목사님이 오셔서 나에게 예수님을 증거하신다며 호텔방에서 초저녁부터 자정이 넘도록 이야기를 듣고 나눈적이 있는데 결국은 나의 거부가 너무나 완강하여 안되겠다 하시면서 포기하고 만적도 있다.
그 한참 후에 쟈카르타 한인교회에 출석은 하게 되었었지만 믿음이 생겨서 나갔던 것이 아니고 성경에서 가르치는 지혜를 탐해서 나갔던 것인데 믿기지 않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다고 대답하라는 세례문답 때문에 더 이상 교회를 안나가게 되었다.
그때가 30대 후반이었는데 40대에 들어서면서부터 터널속과도 같은 내 인생의 암흑기가 시작되었다.
인생의 보람을 찾기 위하여 개인 사업을 한다고 다니던 회사를 뿌리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장사를 시작했던 것이 실패로 끝나고 그 다음 어렵게스리 직장을 갖기는 하였지만 맡은 일들이 잘 풀리지 않아서 참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냈다. 겉으로보면 직함이 그럴듯 하고 일년 중 절반은 해외여행 하면서 호텔 생활하고 외국 사람들과 상담하면서 대기업 보수 받으니 그럴듯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내면적으로는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던 것이다. 내 힘, 내 지식으로는 되지 않을 일을 맡아서 하면서 그것을 포기하거나 방치하면 절대로 안되는 줄 믿고 떠안고 그것들을 이기려 했으니 갈수록 태산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나를 하나님께서는 끝까지 버리지 않으셨다. 나이 50이 다되어서 나를 방글라데시로 보내셨다. 사실은 방글라데시로 떠날때만 해도 나를 보내시는이가 하나님인줄 나는 몰랐었다.
나는 내 인생의 마지막으로 내 뜻을 펴기 위하여 그곳으로 갔던 것인데 그곳에서 하나님은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나를 무너지게 하시고 그 무너진 틈사이로 빛을 비춰주시면서 하나님을 볼 수 있게 하셨던 것이다.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 그리고 이를 주관해 가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나를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님을 보내주시고 내 죄를 사해 주시려 십자가에 못박혀 죽기까지 하시며 영원한 천국의 소망을 위하여 부활하시고 하나님 우편에 앉게 까지 하신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 생각하니 눈속에 파묻혀 있을때나 전신 마취를 한 후 내가 아직 깨어나지 않았을 때도 내가 죽어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문수도 다시 이야기 하였지만 문수 어머님은 기독교 권사님이셨는데 우리가 산에서 조난을 당하던 날 밤 꿈속에서 자기 아들과 한 친구가 깊은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데 환한 빛이 비취면서 우리들을 구해 주는 것을 보셨다고 말씀하시더란다.
나는 손가락 발가락이 잘리는 아픔을 당하면서도 하나님을 찾기 보다는 옛날 관우장군은 등에 꽂힌 화살을 빼낼 때 에도 눈 하나 까딱 않고 바둑을 두었다는데 하였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 어처구니 없는 나였던 것 이다. 죄 많고 어리석으며 목이 곧아서 하나님 아는데 나의 일평생이 들었지만 그렇지만 죽기까지도 모르는 사람들 많이 있는 것 보면서 끝까지 나를 포기하지 않으신 하나님께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2008-05-01 18: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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