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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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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문예 5집 원고 / 김경중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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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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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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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연리지나무처럼...
김경중
깊은 산길을 들어서다가
한 몸 되어 붙어 있는
연리지나무를 보았네
가난하고 헐벗은 몸이지만
추운 겨울 날을
사랑으로 뜨겁게 달구는
나무들 앞에 서서
나는 부끄러운 얼굴로
소담스레 몸을 떤다네
죽어서야 가는 것이 천국이라는데
살아서도 기다림의 눈빛 속에
저토록 눈부신 새날은 열리고
생이란 이렇듯 젖과 꿀이 흐르는
행복에 겨운 낙원인 것임을...
이제 어두움 쏟아져 내리는 빈들에서도
나는 빛처럼 눈부신 세상을 꿈꾼다네
물댄 동산 같은 너의 가슴에
천상의 꽃집 지어놓고
밤마다 가지 뻗어 소리없이 다가간다네
너와 내가 한 몸 되어 연리지처럼만,
연리지처럼만 하늘 소망 붙들고
밤새 사랑을 나눌 수만 있다면
내 인생의 겨울은
끝도 없이 메마른 광야에서
강같이 쉬임없이 흘러 가겠네
빙어축제
김경중
하나님이 창조하신
물 고기 중에
빙어란 놈이 있는데
그것을 처음 본 것은
강원도에서 살고부터이다
한 겨울만 깨끗한 물에서
살다가는 고기인데
원래는 연어처럼 새끼를 낳으러
바다에서 하천으로 온 놈이란다
겨울도 속절없이 깊어
대한 추위가 한창일 무렵이면
소양호 십리 길은
바다로 돌아가지 못한 빙어떼들이
바글거리고 사람들은 그것들을
잡아올리느라 몸살을 앓는다
산 것을 통째로 입에 넣고
아득아득 씹어서 삼켜야
제 맛을 알 수 있는데
워낙 작고 여린 것들이라
한 대접을 먹어도
배가 부른 적이 없다
그래도 해마다 겨울철이면
참혹한 추위 속에서 숱한 빙어들이
정갈한 산제사로 죽어가고
축제가 열리는 내내,
사람들은 깨끗하고
떳떳하게 살아오지 못한
자신들의 모습이 부끄러운지
쓴 소주 몇 잔에
쌉쌀하고 비릿한 슬픔들을
울컥울컥 목구멍으로 넘기곤 한다
꽃의 믿음
김경중
꽃을 바라보던
눈으로
세상을 보시게
꽃을 가꾸던
마음으로
꿈을 키우시게
겨울이 가면
새봄이 올 것을
믿고 인내하는
꽃의 온유함처럼
언제나 마음밭에
꼿꼿이
믿음의 뿌리 내리고
하늘빛
즈려밟고
천국 가는 길
넉넉히 예비해 두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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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08 09:11:57 / 211.205.3.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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