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목
|
원고입니다. |
|
|
이름
|
이경미 |
|
|
홈페이지
|
|
|
|
첨부화일
|
|
|
|
|
<아침기도>
밥을 하려고 쌀을 씻는데
투명한 한 톨 근두운이 떠오른다
엄지와 검지로 매만져 보니
대지와 하늘과의 울력이 야물다
입에 넣어 슬며시 깨물어 본다
딱!
참 맛있겠다
눈앞에 한 그릇 고봉밥이
아른거린다
오늘도
건각의 아들들 일구는
가슴 가슴에
태양 한 덩이씩 안겨 들었다
한 톨 쌀 부럽잖게
여물어
어느 곡진한 허기 만나면
따뜻이 채워 주는
근기있는 뜻이기를
두 손 경건히 모은다
<소돔성의 어머니들에게>
솔방울 같은 아들형제를 둔 아버지가
텔레비전에 나왔다
숨이 가쁘다
간암 말기,
집 나간 아내
끈이라도 연결해 놓고 눈 감을라고
찢겨진 세월에 뜯어진 실밥 같은 기억
수소문했다
중학교 다니는 내 딸 친구 누구
이웃 집 누구네 집의 누구 누구
이 집의 누구, 저 집의 누구
모든 누구누구는 다 어미가 없단다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언제부턴가 들불처럼 번지는 소문
엄마가
집을 나갔어요
아내가 집을 나갔어요 이런,
해괴한 세상에
하멜른의 피리소리 따라 아니
아라비안 나이트클럽의 웨이터 따라
컴퓨터 모니터에 등록된 최첨단 사이버 애인 따라
일곱남자의 우아한 백설공주가 되기 위해
쿵따라 노래방으로 갔어요
엄마가 갔어요 아내가 갔어요 이런, 세상에,
제 태를 찢고 나온 기억을 자포자기하는
진저리나는
모성이여
우리
우리들의 어머니는
죽을 고비구비 알발로 딛고서도
쌍으로 심지 돋궈
짐승獸자 허옇게 잡아뜯는 순간도
끼니 때 마다 땅이 꺼지는 한숨으로
청춘을 발라 먹이는 내 새끼는
내 새끼였다
이런, 세상에
아직도 몽고반점 푸른 기억 따뜻할
저, 젖은 눈에 눈꼽 낀 고라니같은
누구네 집 누구누구는
정작 숨 가쁠 때
천길 낭떠리지 발 밑이
아득할 뿐
<못잊어, 21세기 풍으로>
그립다 말 하려다
아니
서편 하늘 달깍달깍 졸며 가는
구름의 발꿈치 서너 번
훔쳐보았을 뿐이라 하자
보고프다 말 하려다
한갖진 응달에 지천인 달개비
방기된 그 푸름에 사로잡혀
발길 머문 것 뿐 이라고
사랑한다 말할까
아니 아니
가슴에 묻고만 시린 뼈하나
할랑거리는
허공에 잠기고 말까
그냥그냥 세월이 지루할 뿐이었다고
그랬던 그리움인데
메일로 쏘아줘!
문자로 바로바로 보내줘!
네 마음 그렇게 갇혀 있게 두지 말아줘
이모티콘, 동영상, 플레쉬 카폐, 싸이, 블러그
어디로든 통해 통해야 살지 살아야 사랑을 하지
못 잊으면 연결해 연결해서 안되면 잊어버려 못 잊는 건 없어
없는게 없는 세상이니까 안되는게 없는 세상이니까
시절을 좇아 흐르는 흐르지 않으면 못 배기는 속성이여!
심장에 둥지 튼 사무침조차 잘도 수습하는
21세기의 진화된 영혼이여.
이경미/경기도 양평 출생
기독교문예 신인작품상 시 당선
창조문학신문 시 당선
녹색시인33인선 문인
동서커피문학상 소설 당선
한국기독교작가협회 회원,창조문학신문 녹색문단 회원, 아도문학회 회원, 김해시문인협회 회원
동인지/앵무새가 사는 바다외 다수
|
|
| 2009-10-01 00:41:36 / 112.173.69.84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