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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만의
이경미
오월의 물빛 서러운 잎사귀
당신의 손길
팔월의 천둥 아픈 장대비
영원히 같이 라는 당신의 음성
둥글고 세찬 발자국
겨울바람 깊은 동토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나의 내력
그 아래 그림자 딛고 일어서는 햇살 한 줌
당신의 얼굴
나도 당신의 형용이고 싶어요
당신만의 형용이고 싶어요
은유이고 싶어요
십자가 그 사랑으로 녹아난 그 무엇이고 싶어요
그리운 친구
이경미
부를 때마다 찰박이는 물소리로
가슴을 씻는 이름
마주할 때마다 포오란 웃음
말개지는 눈
친구야잊을 수 없는 배경에 네가 있다지금은 겨울바다누구도 밞지 않은 모래사장을
주고프다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하늘을 네게
안기고 싶다 네가 존재하는 시공은 거울
내가 투과되는 순간이다
너를 만나고 돌아와서
바라 본 여백에 네가 있다
내가 있다
벽을 노래하다
이경미
팔짱을 끼고 돌아선 피둥피둥한
벽을 마주쳤다
고갱이 속 후미진 곳에서 부터
완강하게 날것인
의지의 주먹과
발버둥치는 머리로 받아쳐 보지만
숨 가쁜 올무다
바람이 분다
꽃잎을 거두어 가던 바람이다
어젯밤 빗소리에도
당신의 얼굴 떠오르지 않았다
누구의 사연도, 한 소절
노랫말조차 깜깜했다
길은 죄다 등을 돌리고
생은 저만치서 굳은 눈썹
뒤틀리는 절망의 입술에
쓸개즙 촘촘히 흘러 보내고
구석구석 휘황하게
사위어가리라
흥건한 그늘 뻐그러진 삶의 예각
온 몸으로 받아 안는다
터질 것 같은 머리, 고개 꺾어
무릎 사이 끼우고 더듬거려 내
검은 뼈들을 헤아린다
저녁이 가고 아침빛살
환히 퍼질 때
저 그늘 말리시는 이 누구신가
이 지상에서 날 아시는 이 누구신가
마음의 눈금에 물기 오른다
찰박찰박 다독이시는 손길 다시 말갛다
어제의 벽이 오늘 나를 눈 뜨게 한다
순연한 쪽으로 온전히 돌아서고 싶다
약력/경기도 양평 출생 기독교문예 신인작품상 시 당선창조문학신문 시 당선 녹색시인 33인선 문인동서커피문학상 소설 당선 한국기독교작가협회 회원, 창조문학신문 녹색문단 회원, 김해시문인협회 회원,
김해중앙교회 집사동인지/앵무새가 사는 바다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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