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간행물 등록번호 대전 사 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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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독교문예 9호원고 시3편
이름
강창석
홈페이지
첨부화일

소록도 연가

봄날!
굳게 닫혔던 창을 열어
연초록 꽃눈 틔우는 신비를 보며
미움과 설움을 녹인다

열력풍상 인고력 잉태된 공원
햇살 비추이는 나뭇가지 사이로
순한 영혼 사알사알 다가와 앉는다
아름다운 영혼을 나누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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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록 나들이

함박웃음 꽃 피우며
얼어붙었던 한 쪽
해동(解凍)된 것을 보고
행복이 물감처럼 풀린다

록원(鹿原)에 거닐며
설움과 미움을 녹이고
함께하는 동행 길
잃었던 청춘 발갛게 솟는다

햇살 비추이는 꿈길에서
살가운 진한 정 나누며
팔영산 자락 가을 음악회
사랑의 연가에 취한다.


해록의 세월

차디찬 눈바람에 나뭇가지 휘어지고
해풍에 검붉은 거친 비늘 껍질은
마파람에 시달리고 칼바람에 부대껴도
솔잎은 소리 없이 새벽이슬을 마신다

가지가 꺾이어 옹이가 박혀도 기품이 있고
누더기 상처가 아물지 않았음도
끝없이 癩人의 역사를 써왔고 또 쓰고 있다

불구의 몸 학대당할까 봐
기꺼이 제 몸 회생시키더니
배고픈 자에게 송치와 솔잎을 내어주면서까지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온 소록도 소나무여
너도 癩人의 영혼이 아니겠는냐

단절과 압박 그리고 핍박과 탄압의 역사를
몸소 대변하듯 온전함이 없으나
숱한 한파를 잘 견뎌내어 새봄을 연 푸른 기상엔
한센인의 영혼이 고스란히 열려 있구나.


罪人
  
내 어머니에게서 범태육신으로 태어나
은혜를 저버린 죄인이 되어 말 못하고
홀로 끙끙 앓다가 홀대받을까 두려워
혼인날 코앞에 두고
몰래 바랑을 짊어지고 떠났다
 
골목길 지나 구릉을 타고
世人에게 들킬까 봐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조심스레 가슴 졸여 걷던 걸음
만신창이 된 몸은 호흡조차 힘들어하더니
세상만사 귀찮다고 의지 없이 누워버렸다
 
팔월 땡볕에 갈사당할까 봐
그늘진 산비탈에 누워
처참한 몰골로 변해가는 인생을 탄식하고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뿌리치지 못한 채
복잡한 머릿속을 비집은 妄想만 자릴 잡았다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죄인이고
世人에게 민폐를 끼친 죄인이고
世人들의 口脣으로 비언을 달게 한 죄인이란 걸
病들고 보니 알았다 지금에야
 
가시적인 두 얼굴을 보게 된
죄인 문둥이라는 것을
인생무상하다는 것을.







[강창석 시인 약력]

주소: 전남 고흥군 도양읍 동생리 선창길 107번지
2009년 시, 수필 부문 등단
저서: 내가 사는 소록도(수필 1집) 소록도 시향(시집 1집)
수상: 2013년 하운 문학상
(현) 선진문협: 윤리위원회 "선임위원장"
(현) 선진문학예술인협회 "선진마을이장"
(현) 문학신문 하운문학상 윤리위원장
(현) 한류문협: 운영위원
(현) 광주, 전남지부 원문협 회원
(현) 평화누리 봉사단 법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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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03 11:14:51 / 182.227.18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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