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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호작품 수필
이름
김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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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화일

진정한 자유


주일 아침이다 유난히도 후덥지근하고 아침부터 불쾌지수가 대단하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공기가 얼굴에 와닿을때마다 이유없이 짜증이 난다

그래도 주일 하나님의 성일 억지로 주문 외듯 미소를 지어본다

식구들을 태우고 교회로 향했다

나는 시골의 조그만 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교인이라고는 장로님 두 가정과 나이드신 권사님과 집사님들 몇분하고 왔다갔다하는 동네사람몇명 뿐이다

그러나 이 곳에도 하나님이 계신곳이기 때문에 열심히 사역하고 있는것이다

교회에 도착해 목양실에 들어가 선풍기를 켜니 미지근한 바람이 나를 반기고 있다 오늘 설교문을 꺼내 훝어 보고 있을때 목양실 문이 살며시 열리더니 바구니 하나를누군가 살짝 밀어넣고 가는 것이었다 슬그머니 웃음이 났다 교회 옆에 사는 ()집사님이리라 언제나 소소한 간식거리를 목양실에 넣어주시곤 했다

언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겠다

다시 셜교 원고를 보고 있을때 노크 소리가 났다 이시간에 나를 찾아올 사람이 없을텐데 궁금한 마음에 얼른 문을 열어보았다

거기에는 얼마전 무릎이 아파서 병원에 가야하겠다고 하고 갑자기 연락이 끊긴 나이 많으신 성도님이 서있는것이다

이 성도님은 하나님을 믿으신지가 얼마되지 않아 한번 출석하면 두 번 빠지는 그런 성도님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보이지 않는것이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연락을 취해 보았지만 도무지 연락이 닿지 않아서 그저 기도만 하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두손을 덥석 잡고 어서 들어오라고 했다

그 성도님은 눈물을 글썽이면서 내가 너무나 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려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는것이었다

어느날 딸이 찾아와 자기 집에 데리고 가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연락할 방법을 몰라서 연락을 못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아프고 힘든 시간속에 내가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따님이 아는 다른 목사님들의 기도를 받고 심방을 받았지만 그다지 힘이 안되고 어서 빨리 고향에 돌아가서 나를 만나고 이제 다시는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신앙생활을 잘하겠다고 고백하고 싶었다고 한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감격스러워 두손을 맞잡고 정말로 이 성도님이 앞으로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주일 성수하며 건강하게 사시다가 하나님나라에 갈때까지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할수있게 믿음을 달라고 기도했다

그렇게 될것이다

소박하고 순수한 믿음으로 자라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고백한다 목회를 한다는 것은 외로운길을 홀로 걷는것처럼 힘든것이다는것을 말이다

그러나 오늘 아침 한 나이든 성도님의 고백이 나의 목회에 큰 희망과 목적을 깨닫게 한것이다

괜시리 짜증나고 무더운 이 아침에 청량한 음료를 마신듯 기분이 날아갈듯하다

나는 오늘도 몇 안되는 성도들 앞에서 열정적으로 설교를 할것이다

마음을 다해 사랑을 베풀 것이다

주를 모르는 지역주민들을 예수님을 마음으로 긍휼히 여길것이다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주님의 마음으로 나의 길을 걸어갈것이다

사람들은 목회자들을 교인의 수만큼 평가한다 그렇게 대접받는 세상이다 그러나 그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편견일 것이다

나는 이런 편견에서 자유롭고 싶다 아니 자유롭다

사람들의 평가와 판단은 사절이다

하나님앞에 부끄러울 것이 없다면 나는 자유로운 것이다

목양실을 나와 마당에 섰을때 찌뿌린 하늘을 뚫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가문 논과 밭에 단비가 되리라

비는 시원한 바람을 오더니 어느덧 폭우가 되어 쏟아지기 시작했다

예배시간이 되려면 아직 몇시간의 여유가 있다 그때는 이 비가 그치기를 소망해보면서 교회 문을 연다


2014-02-19 08:51:25 / 175.201.22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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