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간행물 등록번호 대전 사 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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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호 원고
이름
권태헌
홈페이지
첨부화일

참 좋으신 하나님


(1)

국목사님을 찾아 뵈야 하는데 하는 마음은 늘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행에 옮기지를 못했다. 둘째아이 결혼식에 오셨을 때 내외분을 뵈었으니 벌써 10년이 가까워오고 있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나라는 인간이 워낙 모자라기 때문이지만 구태여 변명을 찾아본다면 하루하루 주어지는 일에 쫒기다 보니 시간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좀처럼 여유가 생기지를 않은 것이다.
작년에는 그래서 새해가 시작될 때 아예 이 일을 기도 제목으로 정하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아버지, 국목사님 내외분을 찾아 뵙고 꼭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시옵소서.’
추수감사절이 있는 11월이 가까워지니 하나님께서는 목사님 찾아 뵙는 일을 허락하셨다. 그런데 너무나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는 것이므로 이것저것 여간 신경이 쓰이지를 않는 것이었다.
개척부터 시작하여 크게 부흥한 교회를 정년이 되셔서 다른 목사님에게 인계하시고 처음에는 서울 근교에 계셨었는데 교인들이 계속 찾아오므로 그러면 새로운 목사님 목회에 지장이 된다면서 아예 멀찌감치 시골로 내려가 계신것이다.
원래가 소탈하신 분이므로 그저 얼굴만 뵈어도 반가워 하실 줄 잘 알면서도 그렇게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마음껏 감사와 위로의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형편이 허락지 않으니 어떻게 해야 결례를 범하지 않으면서 인사를 드릴 수 있을 것인가 좀처럼 해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할까 하면 마음에 안들고 저렇게 할까 하면 그것도 탐탁치가 않다. 마음을 못 정하고 번민하고 있으려니 하나님께서 생각을 정리해 주시는 것이었다. 찾아뵈면 틀림없이 댁에서 점심 식사를 준비 하실 것인데 연로하신 사모님께 수고를 끼쳐 드려서는 안되겠고 가까운 시내로 모시고 나가서 좋아하시는 음식을 대접해 드리고 별도로 간단한 선물이나 준비해서 다녀오면 되겠다 하고 생각이 정돈되는 것이었다.
이렇게 마음을 정하고 나니 하나님께서는 정집사님 생각이 나게 하셨다. 방글라데시에서 봉제업을 크게 하시던 분으로 다카한인교회를 열심히 섬기셨었는데 지금은 은퇴하시고 안성에 살고 계시는 분이다.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드리니 아주 반가워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나에게 연락을 하여 함께 국목사님을 찾아뵙자고 하려던 참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한 술 더떠서 목사님께서는 외식은 안하실 것이고 해산물 매운탕을 매우 좋아하시니 재료를 준비해 가서 그것을 끓여 점심을 함께 하고 돌아오자고 하는 것이었다.
길도 모르고 하니 내가 우리 집 식구와 함께 안성에 들러서 정집사님 내외분을 모시고 가면 어떻겠느냐 하니 그러지 말고 각자 목사님 사시는 마을 근처까지 가서 그곳에서 만나서 함께 찾아가자고 하여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번민하는 동안에 이렇게 모든 것을 준비해 두고 계셨던 것이다. 할렐루야!
목사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아니 이게 누구야’ 하시면서 반가워 하신다. ‘참 못난 죄인입니다. 죄송합니다’ 하면서 ‘한 번 찾아 뵙겠습니다’ 하고 말씀 드렸더니 오는 김에 아예 며칠 묵고 가라고 하신다. ‘제가 지금 택시를 하고 있지 않아요’ 하니 ‘여기와서 하면 되지’ 그러시는 것이었다. 언제 들어도 부드럽고 감사한 음성이었다.

(2)
약속된 날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정집사님 내외분을 만나서 시골길을 찾아 들어가니 산속에 조그마한 이층집들이 몇채 지어져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목사님 사택이다.
집근처에 다달으니 목사님께서 나와 계시다가 반갑게 맞아주신다. 오랜만에 뵙지만 그렇게 많이 늙이신 것 같지 않고 그전 그대로의 모습 같아서 더욱 반가웠다. 사모님 말씀에 의하면 우리들 도착하기 한 시간 전부터 목사님은 밖에 나가 우리들을 기다리셨단다.
집앞에는 손바닥만한 뜰이 있는데 한쪽에 무며 당근이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여름철에는 채소를 가꾸셨던 모양이다.
인사를 끝내고 모두들거실로 들어와 앉으니 목사님께서는 우리가 오랜만에 만났으니 먼저 예배부터 드리자고 하시면서 나보고 예배를 인도하라고 하신다.
그전 서울 근교에 계실 때 찾아 뵌적이 있는데 그때도 보면 목사님께서 기도를 해 주셨지 예배를 드리지 않았었고 더더욱이 목사님 앞에서 내가 예배 인도를 해야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하였으므로 ‘준비를 못하고 왔는데요’ 하고 난처해서 말씀을 드렸더니 준비 안한대로 그대로 진행을 하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할 때 나를 홀로 내버려 두지 않으셨다. 얼른 히브리서 11장 10절 “이는 하나님이 경영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이라” 하신 말씀이 생각나게 하시고 그 말씀에 기초하여 지금까지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가르치심 가운데 지나온 나의 이야기를 간증하면 된다 하는 생각이 들게 하시는 것이었다.
찬양을 하고 정집사님이 모두의 평강을 기원하는 기도를 드리고 히브리서 11장 9절과 10절 말씀을 함께 봉독한 후에 내가 간증을 하였다.
방글라데시에서 목사님을 통하여 세례를 받고 그곳에서 지낸 7년간의 세월은 나에게는 너무나 귀하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모두가 안된다고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나 개인적으로도 내 인생의 마지막 보람으로 까지 생각했었던 큰 프로젝트(전국 42곳에 변전소를 동시에 세우는 일)를 하나님의 도우심과 역사하심에 힘입어서 성공적으로 완성 시킬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카 한인교회 일을 하면서도 하나님의 손길을 수없이 체험하는 은혜를 입었다.
하나님은 없다면서 하나님을 믿지 않던 나에게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체험을 통하여 살아서 역사하고 계신 하나님 만유의 주재시며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게 하셨던 것이다. 방글라데시 공사를 마치고 귀국했을 때는 정년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이므로 나는 하나님께 나의 나머지 삶은 하나님 말씀대로 살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일을 하고 싶습니다 하고 기도드렸더니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택시일을 하게 하셨다.
이 일을 통하여 하나님은 나를 연단시키셨는데 맨 먼저는 내가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죄인임을 깨닫게 하시고 회개하게 하셨다.
그리고 이 회개를 통하여 모두가 천히 여기는 일을 감사한 마음으로 감당하게 하셨을 뿐만 아니라 내 속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교만과 탐욕과 분냄과 시기와 질투와 증오같은 모든 육체적 욕망들의 실상을 또렷하게 볼 수 있게 하시고 성령님의 내주 하심을 사모하게 하시어서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가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나를 낮아지게 하시더니 그 미천함을 통하여 주님의 십자가의 의미를 깨닫게 하시고 하나님께 의지하지 않고는 하루로 살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드셔서 드디어는 함께 해 주시는 하나님 임마누엘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하셨다.
육신의 정욕들과 탐욕들을 주체하지 못하여 발버둥치고 고뇌하며 이 세상을 헤매던 나를 구원해 주시고 오늘 함께 봉독한 성경말씀과 같이 아브라함이 바라보던 「하나님이 직접 설계하시고 지으신 영원한 하나님의 도성을」 소망하면서 살아가도록 축복해 주시는 것이었다. 이러한 내용의 간증을 하고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다가 하늘에 들려 올리운 것 같이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귀한 종 목사님도 늘 하나님께서 함께 해 주시는 삶을 사시다가 하나님 나라에 가실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는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는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부르고 싶은 찬송을 골라서 모두가 한 목소리로 한참동안 찬양을 하고 나서 주님께서 가르쳐 준 기도로 예배를 마쳤다. 조용한 산골에서 마음을 모아 주님을 찬양하니 잔잔하고 은은하게 은혜가 넘쳐 흐르는 것 같았는데 특별히 정집사님은 낮아지니 하나님이 뵈인다는 말씀에 은혜를 받았다고 하였다. 식사를 시작하면서는 목사님께서 모든 영광과 찬양을 오로지 주님께 돌리고 감사드린다는 기도를 드리셨다.
준비된 음식을 나누면서 그간 지나온 이야기 그리고 옛날 방글라데시에서 있었던 일들을 회고하면서 이야기의 꽃을 피웠다. 그 옛날 목사님께서 나보고 세례를 받으라고 말씀하실 때 내가 목사님 사택으로 찾아가서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은 믿겠는데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말씀대로 사는 것은 안될 것 같다고 하면서 세례를 못 받겠다고 하니 ‘받으라면 받지 무얼 그렇게 따지는가’ 하시면서 소리를 치셔서 어떨결에 ‘네’ 하고 세례를 받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더니 ‘내가 그랬던가’ 하시면서 빙그레 웃으신다. 어려운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방글라데시에 틀림없이 예수님이 계실 것이라면서 본인은 예수님을 좇아 이곳에 왔다고 평소 말씀하시던 목사님은 내가 귀국한 후에도 얼마를 더 계시면서 그곳에 한인교회 건물을 아주 훌륭하게 건축하신 후에 아프리카의 케냐, 탄자니아 등지를 다니시면서 선교활동을 하시다가 풍토병에 걸려서 목숨을 잃을 지경에까지 이르신 적도 있었다고 하신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서울로 돌아와야 될 시간이 되었다. 아쉬움을 남기고 작별인사를 드리고 목사님께서 손수 캐서 주시는 무며 당근을 차에 싣고 그곳을 떠나왔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나는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참 좋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허락해 주시고 베풀어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오늘 국목사님댁 방문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정집사님 내외분과 함께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고 또한 모든 순서와 일정을 직접 보살펴 주셔서 감사하며 무엇보다 만남의 시간 내내 성령님께서 함께 해 주심으로 말미암아 주님안에서 사랑의 교제를 나누게 해 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 참말로 감사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2019-10-09 08:39:37 / 58.123.237.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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