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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혁
  우리가 여기 온 것은
  

    우리가 여기 온 것은 1789년 7월 14일 프랑스에선 농민봉기로 바스티유 감옥이 점령되고 지주와 특권층들이 살해됨으로 구체제(앙시앵 레짐)가 끝난다. 1792년 제1공 화국이 탄생하며 자코뱅당의 공포정치가 시작된 이것이 프랑스혁명이다. 프랑스혁명 직전 브루봉왕가의 마지막 왕은 루이 16세이며, 그의 아내가 마리 앙투아네트이다. 루이 16세에겐 사형이 언도됐다. 사형집행 전날밤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마지막 밤을 남편과 지내기를 원했지만, 마지막 생을 정리하고 싶은 루이 16세는 이를 거절하고, 왕비와 아들에게 미리 작별인사를 하곤 잠들었다. 새벽 다섯시, 일어난 루이 16세는 성찬을 받은 후, 결혼반지를 빼내 왕비에게 전해줄 것을 당부하며 신하에게 유언장을 준다. 수레를 타고 레퍼블릭 광장에 도착한 그의 손이 등 뒤로 묶이며 목 주변의 머리카락은 잘려나갔다. 단두대에 세워지기 전에 그는 군중을 향하여소리쳤다. "프랑스인들이여..." 그러나 백성들의 반응은 냉혹했다. "당신은 여기에 연설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죽으러 왔소." 드디어 단두대의 도끼 밑으로 그의 머리가 끼워지고 다음 순간 무거운 쇳소리와 함께 상황은 끝났다. 몇달 후 그의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 역시 단두대에서 처형된다. 가끔, 나는 프랑스인들이 루이 16세를 향하여 내뱉은 이 말을 생각해본다. "당신은 여기 연설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죽으러 왔소." 우리는 무엇을 위해 여기 온 것일까? 그대와 나는 왜 이 바다에 들어와 광활한 갯벌을 헤매는 것일까? 우리는 목적없이 버려진 돌들이 아니다. 우린 목적의 금강석이다. 얼마후 해가 떨어질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귀한 진주, 귀한 조개를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피로 폭풍우 등 삶의 조건을 넘어서서 여기 이 인생의 갯벌을 찾아헤매는 것이다. 무엇이 귀한 진주, 귀한 조개란 말인가? 그것은 너와 나를 있게 하신 자의 너와 나를 향하신 뜻, 곧 영원한 삶과 영원한 삶의 진리인 것이다. 삶에 새겨진 언어/이호혁 중에서
2006-03-02 22:56:30


     
  
   가슴의 신앙
   향기 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