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숲에 가면 사랑이 보인다

<신앙고백서>

정  요  셉
 
 
 



  
   생명들이 움트는 3월의 숲엔

   하늘로부터 사랑이 무수히 깔려있다
 
   마음으로 주시다 못해 향기까지 주신다


 
  
   내게도 그러셨다

   생명뿐 아니라 성령의 향기도 주셨다




   내가 어긋나 절망의 늪을 더듬을 때면

   숲은 나를 오라 하여

   다시 꿈을 꾸게 하는 기적을 준다




   우리 모두는 한번쯤 숲으로 가

   하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향기를 맡아볼 필요가 있다




   생명과 향기는 하늘만이 만드는 특허가 있다

   우리는 그 신성함을 흉내내려하지만

   썩은 냄새를 풍기기 일쑤였다




   하늘에는 하늘이 하는 일이 있고

   우리는 절대 순종만 하면 축복이 저절로 오는데

   미련하여 그 숲을 베어내고 잘라내고 파버리고는

   하늘빗물에 씻겨 흙탕물 구덩이로 죽어가고 있었다




   우리 모두 숲으로 가자

    거긴 생명이 있고 진리가 있고 용서가 있고

    사랑의 향기가 쉴 새도 없이 흐른다




    그리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도심의 그대 옆에도  누군가 십자가를 세워 

    하늘향기 그윽한 아름다운 숲이 있다
 



    그대 오라하는 숲엔

    순서가 없다

    지금도 그대 기다리는 몫의 

    하늘성찬이 차려있을 뿐이다




     망설였지만 늦게라도 가자

     그 숲에 가면 넉넉한 사랑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