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갈나무와 물푸레나무 /늘푸른마음 우인순 

강가 물푸레나무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먼 태평양 건너 
이따금 전해주는 
떡갈나무의 안부를  들으며

봄이 왔다고 
물총새가 새끼를 낳았다고 
바람편에  띄우는 
솔향기가 묻은 친구 웃음에서 
행복을 느끼며 기뻐했습니다 

여름  오고 
폭우가  쏟아져 무서워도 
강가 물푸레나무는 
태평양건너  소식을 전해오는 
떡갈나무의  고운음성을 들으며 
음~ 그 친구의 옆에는  사과나무가 있었구나 
열매가 주렁주렁 많이 열렸다고 
기뻐했습니다 

그저  물푸레나무에게 
바다건너 친구가 하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든든하고 행복해 했습니다
물론 그에게 뿌리박은 그 땅에서 
뿌리를 송두리채 뽑아들고  강가로 오기를
욕심내는 일도 없었습니다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얼굴 없는 친구였지만 
마음속의 말들이 하얀파도로 닥아와
아침햇살처럼 눈부신 웃음을 웃고
솔바람을 타고온 그의 향기가
그리움으로 하얀 구름이 되어
하늘을  떠 돌다가  비가 되어 내렸습니다

때로는 주르륵 내리기도하고 
때로는 유리창에  흠뻑젖어  밤새
대롱대롱 매달리다  사라졌습니다
  날이 새면  모두가 다 사라져버릴 
꿈길 위에 풍경들이지만 
꿈속에서 만나는 떡갈나무의 모습은 
이제 물푸레나무에게는  친근한 모습입니다 

언제나  물푸레나무는  강가에 서서 
별들이 깔깔 웃는다고 
햇살 맑은 하늘  
빨간고추잠자리  한마리 날아간다고 
떡갈나무  에게  나지막히 속삭이면
떡갈나무는  먼 바다건너에서도  
꿈속을 지나 노을이 고운 저녁
빨간 장미 한다발 안고 
유통기한이 없는 생명의 꽃이라고 
하늘 아래 가장 빛나게 될 사랑이라고 
고운 사랑이 시작 될것이라고 
곱고 예쁜 별들이  뜨고 있다고 
나지막히 속삭 입니다 

사랑은 그렇게 서서히 익어가는 포도주처럼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해
천천히 자기를  내어주며  마음비워 
길들이는 거라고 












 

들려지는 곡:LovingTouch/Deuter Reiki(Hands Of Light 앨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