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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 이재옥 동화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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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들기와 감람나무
이재옥
“퍼드득”
비둘기가 날아와 감람나무 위에 살포시 앉았다.
“왔구나! 오늘은 어디를 다녀왔니?”
감람나무가 반가운 듯 잎사귀를 파르르 떨었다.
비둘기는 궁금해 하는 감람나무에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 이웃 동네 사람들끼리 싸움이 났어요. 우물이 자기네 거라고. 그러다 서로 욕을 하고 같이 엉겨 붙어 싸우다 몇 사람이 죽었대요.”
“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점점 이럴까?”
감람나무는 비둘기가 전해 주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앞이 캄캄했다.
“그리고 참 이상한 일인대요. 노아 할아버지가 배를 만들고 있어요. 그것도 산꼭대기서 말예요.”
“아니 왜?”
“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다 비웃었어요. 왜 산 꼭대기서 배를 만드냐고요.”
“노아는 내가 100살 쯤 되었을 때 태어났었지. 노아가 자라나는 모습을 나는 다 지켜보았단다. 참 사랑스런 아이였어. 늘 예의도 바르고 정직했지. 항상 하나님의 마음에 쏙 들게 행동했단다. 불쌍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려고 애썼고 자기가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나누었어. 욕심을 부리는 법도 없었지. 늘 하나님 뜻에 따라 살려고 애썼어. 그런 노아가 하는 일이라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하는 일일 거야.”
비둘기와 감람나무는 그게 무엇 때문일까 궁금하다는 듯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할아버지! 한번 그 배를 보고 싶지요?”
“물론 그렇지. 그렇지만 나는 땅에 뿌리를 박고 있잖아. 네가 내 대신 소식을 많이 전해주렴.”
사실 감람나무도 처음에는 새들처럼 날아다니며 새로운 세상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뿌리를 땅으로 내리지 않았다. ‘뿌리를 땅에다 내리지 않으면 나도 움직일 수 있을지 몰라’ 하고 뿌리 밖에 나와 있는 나뭇가지들과 푸른 잎사귀에만 신경을 썼다. 그런데 뿌리를 깊게 내리지 않은 탓에 영양분을 많이 빨아드리지 못했다. 결국 나뭇가지들은 시들고 잎사귀는 힘 없이 떨어졌다. 키도 자라지 않아 볼품없었다. 그 이후 깨달은 감람나무는 열심히 뿌리를 땅속 깊이 내려서 지금은 제일 큰 나무가 되었다.
“나는 땅에 뿌리를 튼튼히 박고 자라 너희들이 쉴 그늘과 살 집을 만들어 주는 것이 행복하단다. 그 대신 너는 하늘을 훨훨 날아 세상 소식을 나에게 전해 주니 우린 서로 고마운 사이지.”
“맞아요. 저는 할아버지가 항상 고마워요. 할아버지가 없었다면 숨을 곳도 없었을 테고, 나뭇잎 사이에서 맘 놓고 잠도 잘 수도 없었을 거예요.”
비둘기는 감람나무 잎사귀에 고개를 기대며 눈을 스르르 감았다.
“비둘기야! 그 동안 너무 피곤했을 텐데 한 숨 자고 일어나라.”
“네! 할아버지! 아! 편안하다. 내 집이...”
비둘기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금세 잠이 들었다.

아침 햇살이 나뭇잎들 사이로 쏟아졌다.
“어머! 벌써 아침이네. 내가 너무 깊이 잠들었나봐. 먹이를 구해 올게요. 할아버지!”
비둘기는 훨훨 동쪽으로 날아갔다. 시장 어귀에 이르자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왜 저울을 속이고 있는 거야?”
“이 사람이 내가 언제 속였다고 난리야.”
두 사람이 서로 들러붙어 싸우고 있었다.
‘아이 참! 세상이 왜 이렇게 험악해 졌지.’
비둘기가 시장 골목 처마에 앉았다.
“도둑이야! 저 녀석을 잡아라.”
사람들이 떼를 지어 소년을 쫒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힘이 없어 비틀거리더니 쓰러졌다. 그 뒤를 쫒던 사람이 소년의 목덜미를 잡았다.
“한 번만 살려주세요. 너무 배가 고파서 그랬어요.”
“난 뭐가지고 장사하라고 훔쳐.”
험상궂은 얼굴을 한 사람이 누더기를 걸치고 있는 소년을 발로 걷어찼다.
“아악!”
아이는 떼구르르 땅에 굴렀다.
사람들이 그 불쌍한 소년을 에워쌌다.
“어디서 도둑질이야!”
사람들이 소년을 발로 차고 짓밟기 시작했다.
“으악! 살려 줘요!”
비둘기도 사람들 주위를 훠이 훠이 날며 방해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피를 흘리고 신음해 쓰러져 있는 그 소년을 남겨 두고 사람들이 우루루 사라졌다. 지나가는 사람이 종종 있었지만 모두 무관심한 채 지나갔다.
비둘기가 주변을 훠이 훠이 날아다니다 산딸기를 입에 물고 소년의 발 앞에 똑 떨어뜨렸다. 그 때 지나가던 사람이 비둘기에게 돌을 던졌다. 다행히 돌은 머리를 살짝 빗겨 날아갔다. 비둘기는 죽을 힘을 다해 감람나무에게로 날아왔다.
“비둘기야 무슨 일이야.”
“할아버지! 너무 무서워요! 사람들이 아이를 막 때려 그 아이가 쓰러졌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무관심하게 그냥 지나갔어요. 어쩌면 좋아. 시장에 가니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속이고 싸우고 죽이고.....”
“그래? 세상이 그렇게 험악해졌어? 비둘기야 얼른 내 품에 숨어라. 불쌍한 것....”
감람나무도 비둘기가 전해준 세상 밖 소식에 한 숨도 잠을 못 이루었다.

다음 날 비둘기는 노아 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산 위로 올라갔다. 밤 새 악몽에 시달렸다. 노아 할아버지는 항상 비둘기의 얘기를 잘 들어주시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려주시는 지혜로운 할아버지였다. 산 꼭대기에 올라가니 노아 할아버지는 커다란 배의 문에 못을 박고 계셨다. 배는 어마어마하게 컸다. 그렇게 큰 배는 태어나 처음 본 것처럼 비둘기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 왔어요.”
“오! 그래 비둘기야! 어서 와라. 내가 지금 무척 바쁘구나. 날 도와주겠니?. 이 배를 일주일 안에 완성해야 하거든.”
“할아버지! 저 시장에 갔었는데 사람들이 전부 욕심만 가득하고 다른 사람들을 속이고 불쌍한 아이들이 거리에 너무 많았어요. 세상이 너무 무서워요. 끄룩 끄루룩!”
노아 할아버지는 비둘기를 품에 안고 깃털을 쓰다듬으며 하늘만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비둘기야! 얼마 안 있으면 홍수가 날 거다. 하나님이 세상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고 하셨어. 하나님이 무척 슬퍼하셨단다. 여기저기서 전쟁이 터지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다른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어졌어. 사람들은 자기의 욕심만 채우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한 짓을 했지. 하나님이 많이 참고 기다리셨어. 그런데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만큼 세상이 악해졌어. 나에게 큰 배를 만들라고 말씀하셨단다. 착한 생명만큼은 보호하시겠다고....”
“네에?”
“그래! 내 아들들 셈, 함, 야벳과 아내와 세 며느리들을 방주에 들여보내고 깨끗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과 새와 땅에 기는 모든 것은 암수 둘씩 방주에 들여보내라고 하셨단다.”
“정말요” 홍수가 난다고요? 어떻게 해! 큰일 났네.”
비둘기는 안절부절 못하고 배 주위를 빙빙 돌았다.
“비둘기야! 너도 얼른 가서 같이 들어갈 짝 비둘기를 찾아오너라.”
“안녕히 계세요. 노아 할아버지! 저는 집으로 가야돼요.”
비둘기는 산 아래로 쏜살같이 내려왔다.
“할아버지! 어떻게 해요? 노아 할아버지가 배를 만드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어요.”
감람나무는 비둘기가 새파래져서 말하자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유가 뭐라더냐?”
“하나님이 세상을 심판하신대요. 일주일 뒤에 암수 짝을 지어 배에 들여보내신대요. 그런데 할아버지는 어떻게 해요? 땅에 뿌리를 깊이 박고 있으니 움직일 수가 없잖아요. 할아버지 어떻게 해요.”
비둘기의 눈에서 눈물이 뚝 뚝 떨어졌다. 어제 길에서 쓰러져 있던 소년을 보았을 때보다 더 큰 슬픔이 밀려왔다.
“걱정하지 마라 비둘기야. 땅 속 깊이 내 뿌리를 박고 있으니까. 어떻게든 버티고 너를 기다마. 너를 만날 날을 기다리며 꼭 참고 견딜 거야.”
감람나무는 나뭇잎을 팔랑거리며 비둘기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 밀려오는 두려움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일주 일 뒤 노아 할아버지의 방주를 향한 동물들이 행군이 시작되었다. 목이 긴 기린이 한 쌍, 덩치 큰 코키리 한 쌍, 숲 속의 사자가 한 쌍, 징그러운 뱀이 한 쌍.... 움직이는 모든 생물들은 다 방주 안으로 들어갔다. 노아가 모두 정확히 세어보고 문을 닫았다. 밖에서 누구도 열 수가 없었다. 방주 안에 들어 간 동물들은 모두 안도의 한 숨을 내 쉬었다. 그러나 비둘기는 감람나무가 너무 걱정이 되었다. 제발 홍수가 끝나고 물이 빠질 때까지 살아만 있어 달라고 빌었다.
밖에서 후두둑 빗소리가 들렸다. 비는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산 꼭대기에 있던 배가 둥둥 뜨기 시작했다. 배는 물결이 움직이는 대로 떠다녔다. 그렇게 백 오십일 만에 비가 그쳤다. 바람이 땅 위에 불어 물이 줄어들었다. 물이 점점 줄어들고 산들의 봉우리가 보였다. 비가 그친 뒤 사십 일이 지나서 노아 할아버지가 그 방주에 낸 창문을 열고 까마귀를 날려 보냈다.
“까마귀야! 물이 얼마나 빠졌는지 보고 오너라.”
까마귀는 물이 땅에서 마르기까지 날아다니고 돌아오지 않았다. 이번에는 비둘기를 날려 보냈다.
“비둘기야! 물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보고 오너라.”
비둘기는 훨훨 날아 보았지만 발붙일 곳을 찾지 못하고 다시 방주로 돌아왔다. 칠 일을 기다린 후에 다시 비둘기를 방주에서 날려 보냈다.
비둘기는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감람나무 할아버지는 어디에 계신 것일까? 곳곳에 새싹이 돋아 나 있었다. 그런데 한 참을 날다 감람나무를 발견했다. 감람나무에는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 있었다.
“비둘기야! 네가 돌아왔구나.”
“할아버지! 살아 계셨군요. 할아버지 가지에서 파릇파릇 새 잎사귀가 돋아 났어요.”
“그래! 널 생각하며 뿌리가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했단다.
“오! 정말 다행이에요. 살아 계셔서 너무 고마워요.”
“너를 다시 만나다니 정말 기쁘구나. 비둘기야.”
“할아버지! 새 잎사귀를 따다 노아 할아버지에게 갖다 드려야해요. 물이 다 빠지고 새싹이 돋아서 동물들이 나와서 먹이를 찾을 수 있겠어요. 할아버지! 제가 다시 돌아올께요.”
“그래! 비둘기야. 잘 다녀와라. 우리 이젠 영원히 헤어지지 말자.”
비둘기는 세차게 날아 방주의 창문으로 날아들었다. 노아 할아버지는 그의 입에서 감람나무 새 잎사귀를 발견하고 이젠 방주를 나가도 동물들이 살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노아 할아버지는 칠일을 기다려 다시 비둘기를 날려 보냈다. 그러나 비둘기는 다시 방주로 돌아가지 않았다. 동물들은 모두 방주에서 나와 제 살 길을 찾아 떠났다. 비둘기는 감람나무 가지에 앉아 찬란한 햇빛과 하늘에 펼쳐진 무지개를 바라보았다.


♧ 작가의 약력

덕성여대 불어불문학과졸업
한국방송 통신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한국방송통신대 교육학과 졸업
한국 방송통신대 유아교육과 재학 중
로직 아이 독서지도사
평생 교육사
현) 서울한우리교회 사모
2013-03-10 22: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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