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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시 3편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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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신인상 시 당선작 심사평

김유정 씨의 시 「꿈」을 비롯한 4편의 시는 씨의 신앙고백에서 비롯된 진솔한 마음을 시편에 담아내고자 한 노력이 돋보이는 시편들이나 시 장르가 지니고 있는 함축미를 간과하였으며, 시심을 차근히 펼쳐가기보다는 너무 많은 것을 시행에 한꺼번에 담아내고자 한 과욕으로 인해 시가 설명식 어투로 일관된 점이 아쉽다. 시는 고도의 언어예술과 정제된 미를 바탕으로 창작되는 예술 장르임을 고민해볼 것을 첨언한다. 물론, 시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과 사랑의 복음을 보다 쉽게 전하는 점도 중요하나 씨의 시편들은 잔잔한 감동과 공감을 형성하기보다는 훈계조 어투의 과잉이 아쉽다. 아마도 본인의 경험을 그대로 전하려는 데서 온 난점이 시편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파악되는 바이다.

무릇 시는 ‘다 말해진 것’보다 ‘머금은 것’을 통해 읽는 이로 하여금 시심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키고 공감을 형성해야 할 것이다. 고민과 정제의 과정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꿈」에서 지우개와 연필이라는 일상적 소재를 삶과 상관지어 영적인 삶을 그려내고자 한 점과 「버릴수록 베풀수록」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버림과 베풂의 과정을 통해 그려내고자 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시어의 선택과 배열, 언어의 조탁, 시상의 전개를 꾸준한 습작을 통해 연마한다면 성장이 기대되는 바이다. **

▷ 심사위원/ 김영택 . 서민기 . 김밝음 . 박대순 . 윤용기

꿈
/ 김유정

신은 날 연필로 창조했다
하지만 연필을 방해하는 악한 영적 존재로 인해
연필은 지우개로 살아간다

난 연필의 삶을 갈망한다
창조를 사랑하고 생각없이 쓰여지길 갈망한다
하지만 세상은 가늘고 길게 지우개로 살아가라고 한다
지우개의 삶이 훨씬 안전하다고 속삭인다
지혜를 뺏겨버려 미련함만 남은 연필은
자신의 창조 이유와 다른 지우개의 삶을 살아간다
그저 습관적으로 지우고
창조성 가득한 자신의 철저한 창조습성마저 지운다

그러던 어느 날 잃었던 지혜가 찾아왔고
지우개의 삶이 어리석다고 깨달은 바로 그 날
연필은 연필로 살기로 결심한다

순간 세상은 변한다

의미없던 삶에 의미가 살아나고
답답하던 숨통이 트이면서
살아 숨쉬는 존재의 이유를 실감하게 된다

연필로 창조된 자 연필로 살 때
그 때부터 그 사람은 꿈을 꾸기 시작하는 것이다

연필의 삶을 버리고
수없이 많은 다른 꿈들을 헤어본들
그것들은 연필의 꿈이 될 수 없었다
숨쉬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연필이 연필로 사는 것
그 마음 품은 그 날 그 시간부터
연필은 주님 주신 소명을 시작하는 것이다

모태신앙의 고백

그대로 갔어야 했다 그 길만 갔어야 했다
세상이 궁금했었다 그래서 세상으로 갔다
세상은 새로웠었고 모든 것이 재밌었었고
세상에 빠져갈수록 예수가 너무 싫었다
난 자꾸 변해만 갔고 내 일은 꼬여만 갔고
겉잡을 수 없는 슬픔이 나를 나락에 빠지게 했다

그런 내혼이 깨달은 날 내 영이 밝아진 날
주님이 다시 오신 날, 난 이제 주님의 포로

이 길이 나의 길인가 다른 길을 같이 가야지
하지만 허락칠 않네 다르게는 살 수가 없네
친구와 다른 삶이고 가족과도 다른 삶이네
성령에 취해 갈수록 예수가 너무 좋다네
난 자꾸 변해만 가고 내 일은 풀려만 가고
겉잡을 수 없는 기쁨이 나를 예수에 빠지게 하네

오늘은 예수와 사는 날 내일도 예수와 사는 날
주님이 다시 오신 날, 너와 내가 천국 가는 날

딴 짓을 하지 맙시다 천국만 바라 봅시다
귀신들이 들지 못하게 성령으로 무장합시다
성령은 나의 배터리 기도는 주님과 통화
말씀에 취해 갈수록 내 영이 춤을 춘다네
이제는 변치 않으리 이 길을 놓지 않으리
주님의 놀라운 사랑이 언제나 함께 하시네

오늘은 예수와 사는 날 내일도 예수와 사는 날
주님이 다시 오신 날, 너와 내가 천국 가는 날

버릴수록 베풀수록

현실을 바라보면 살 수가 없습니다
단 한 시간도 현실을 바라보곤 살 수가 없습니다
하늘나라 꿈이 없인 살 수가 없습니다
단 한 시간도 여기가 다라면 살 수가 없습니다

가장 낮은 자이게 하시는 뜻을
가장 늦게 되게 하시는 뜻을
원하는 것을 주지 않으시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알 수도 없는 채
그저 감사만 하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감사만 하렵니다
이 땅에 소망이 없는 고로
하늘나라 소망하며 감사만 하렵니다

내게 허락지 않으심은
내가 버리지 못한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며
내게 주시지 않으심은
내가 베풀지 못한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
아직 때가 되지 않음은
내가 너무 오래 주님을 떠나 있었기 때문이라
더 많이 버리게 하소서
더 많이 베풀게 하소서
더 많이 회개하게 하소서

나보다 다른 이들이 더 잘되게 하소서
나보다 다른 이들 행복을 더 많이 기도하게 하소서
욕심 많은 나를 온전히 놓아버리게 하소서

◇ 약 력 ◇
경기 시흥출생
충북대학교 경영정보학과 졸업
기독교문예 시 신인상 등단
한국기독교작가협회 신인작가 회원
동산교회
시집 ‘ 천국에서 더 큰 자’지음

2009-06-26 12:41:33